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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AI 생성 홍보물 논란에 사과…"창작 업계에 설 자리 없어"
공연장, AI 생성 홍보물 논란에 사과…"창작 업계에 설 자리 없어"

호주 퀸즐랜드주 투움바(Toowoomba)에서 소규모 와인바 겸 서점을 운영하는 테일러 헤일스(Taylor Hailes) 씨는 개업 준비로 정신없이 바쁜 시기에 홍보 전단지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했다. 소규모 사업자로서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빠르고 저렴하게 쓸 수 있는 도구에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홍보물을 게시한 직후, 예상치 못한 연락이 왔다. 행사에 참여 예정이던 한 작가가 AI 사용 방침을 묻는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해당 작가는 이미 다른 행사에서 AI 사용을 이유로 참여를 철회한 전력이 있었다. 헤일스 씨는 그 순간 자신이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헤일스 씨는 생성형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창작 산업에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직접 공부하기 시작했다. 특히 많은 생성형 AI 시스템이 온라인에 이미 공개된 자료, 즉 저작권이 있는 콘텐츠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작가들이 왜 창작 예술 분야를 보호하려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헤일스 씨는 자신의 서점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개 사과문을 게시하고, 공식 AI 사용 방침을 도입했다. 방침의 핵심은 간결하다. "AI는 창작 업계에 설 자리가 없다." 그는 독립 작가들과 협력하며 작품은 물론 관련 아트워크에도 AI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자신의 가게 운영에서도 마찬가지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헤일스 씨는 "우리 커뮤니티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문제가 제기됐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알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헤일스 씨의 서점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는 온라인 봉제·의류 제작 사업을 운영하는 클로이 영(Chloe Young·28) 씨가 또 다른 방식으로 AI에 맞서고 있다. 영 씨는 소셜미디어 피드를 가득 채운 AI 생성 이미지들에 깊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스크롤을 내리고 또 내려도 다 똑같아 보인다"고 그는 말했다. 영 씨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직접 색연필을 들고 투움바 지역의 소규모 사업체와 커뮤니티 단체를 위한 손으로 그린 포스터를 제작하겠다고 소셜미디어에 공개 제안했다. 비용은 소액이거나, 형편이 어려운 경우에는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조건이었다. AI 도구보다 비용이 더 들고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리지만, 영 씨는 소셜미디어를 넘쳐나는 "공허하고", "영혼 없고", "획일적인" AI 생성 홍보물에 맞서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빨랐다. 제안을 올린 지 며칠 만에 약 30건의 문의가 들어왔다. 영 씨는 "AI가 느낌을 주는 게 아니라 느낌의 부재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체가 AI에 의존하는 것을 보면 그 가게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지역 소상공인과 커뮤니티 행사를 더 이상 구분할 수 없다. 모든 게 똑같이 생겼으니까"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남퀸즐랜드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Queensland) 마케팅 부교수 박 타이촌(Park Thaichon) 씨는 이러한 반발이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더 넓은 변화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AI는 콘텐츠 제작에 있어 비용 효율적이고 시간을 절약해주는 수단이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너무 지루하고 틀에서 벗어난 것이 전혀 없다"는 이유로 AI의 확산에 경계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이 AI로 생성한 사람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기술 사용 여부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을 때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진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런 일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사람들은 신뢰를 잃게 된다"고 그는 말했다. 한편 영 씨는 일부 분야에서 AI의 과도한 도입이 불필요하며, 인간적인 요소가 점점 사라지는 미래를 간과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까지는 문제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손으로 그린 포스터를 두고 누군가는 "그냥 낙서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AI가 만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영 씨는 강조했다.

2일 전 127 0
빅토리아주 의료 시스템 '근본적으로 붕괴됐다'…지역 GP 부족 위기 심화
빅토리아주 의료 시스템 '근본적으로 붕괴됐다'…지역 GP 부족 위기 심화

빅토리아주 지역 곳곳에서 일반의(GP) 부족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적절한 시기에 진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병원 응급실로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일선 의사들과 의료 단체들은 1차 의료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 직전에 놓였다고 경고하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빅토리아주 남서부 테랑 메디컬 클리닉의 GP 재클린 알트리 박사는 지난해 11월 출산 휴가를 떠난 사이, 환자들이 혈압 체크나 처방전 갱신 같은 일상적인 진료를 받기 위해 3~4개월을 기다려야 했다고 밝혔다. 현재 복직한 상태지만 여전히 선호 GP를 만나려면 2주를 기다려야 하며, 향후 직원 이동이 예정돼 있어 대기 시간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알트리 박사는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결국 병원 신세를 지게 될 것을 가장 우려한다고 말했다. "대기자 명단이 길다는 걸 알면서도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어떤 환자가 병원에 가야 할 상황이 될지 걱정된다"고 그는 토로했다. 이러한 상황은 테랑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질롱에서 서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소도시 비레구라에서는 인구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8개월째 두 번째 GP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무료 이발과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내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현재 이 마을의 유일한 GP인 재러드 킬데이 박사는 마을 안에 거주하는 환자만 신규로 받고 있으며, 매주 주변 지역에서 오는 여러 명의 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감당할 수 없는 수의 환자를 받으면 결국 환자에게도, 나 자신의 정신 건강과 직업 만족도에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킬데이 박사는 1차 의료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GP를 찾아오면 정부 입장에서 80~90달러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응급실에 오는 순간 500달러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고, 입원하면 24시간당 1,000달러 이상이 든다"고 지적했다. 1차 의료 투자가 결국 전체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빅토리아주 서부 아보카와 크레스윅에서 진료하는 마이클 빌 박사는 의료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붕괴됐다"고 직격했다. 그는 전날 감기 증상으로 찾아온 환자의 등에서 흑색종 의심 반점을 발견한 사례를 들며, 대면 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많은 환자들이 발라랏이나 벤디고의 응급실까지 이동하기를 꺼리며, 혈관 수술 등 외래 진료 대기 시간이 3년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스트 깁스랜드에서 근무하는 롭 페어 박사는 지역 응급실의 압박이 더욱 심각하게 느껴지는 이유로 의료 자원 부족을 꼽았다. "GP 선택지가 적고, 1차 의료 접근성이 낮으며, 노인 요양 시설도 부족한 데다 인구는 고령화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노인 환자들이 퇴원 후 갈 곳이 없어 응급실과 병원 병상을 장기간 점유하는 문제도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지역 의료 인력 부족의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는 2022년 연방 정부가 시행한 '분배 우선 지역(DPA)' 정책 변경이 지목된다. 이전에는 해외에서 의학 교육을 받은 의사들이 소규모 농촌 지역에서 10년, 또는 오지에서 5년 근무해야 했지만, 정책 변경 이후 이 제한이 완화됐다. 카스터턴 에드가 하우스 메디컬의 원장 앤드리아 커밍은 이 변경 이후 인근 해밀턴 클리닉에서 의사 3명이 떠났다며, 정책을 원래대로 되돌려 의사들이 지방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도시보다 높은 급여를 보장해야 지방으로 의사를 유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스터턴은 2024년 오랫동안 근무하던 의사가 은퇴하면서 6개월간 GP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을 겪었다. 임시 대체 인력으로는 공백을 메우지 못했고, 인근 해밀턴이나 마운트 갬비어까지 한 시간을 이동할 수 없는 환자들은 아예 진료를 받지 못했다. 현재는 의사 3명이 근무 중이지만, 그중 한 명이 은퇴를 예고한 상태여서 또다시 임시 인력에 의존해야 할 상황이 예상된다. 호주 일반의 왕립 대학(RACGP) 공동 부의장 크리스티 로다 박사는 GP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응급실 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GP를 통한 진료가 지연되면 환자들은 더 아픈 상태로 응급실을 찾게 되고, 이는 응급실 혼잡, 병상 부족, 노인 요양 시설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고 그는 말했다. RACGP는 해결책으로 장시간 진료에 대한 메디케어 리베이트 확대, 클리닉의 급여세 면제, 지방 GP 교육 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2026년 현재 RACGP에는 363명의 GP 수련의가 있으며, 이 중 149명이 빅토리아주 지방 및 농촌 지역에서 수련 중이다. 한편 빅토리아주 정부는 GP 진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주 내에 29개의 긴급 진료 클리닉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연방 및 주 정부 모두가 수십 년에 걸친 장기적 관점에서 1차 의료와 노인 요양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2일 전 114 0
연립 야당, 담배 불법 시장 대응 위해 담배세 80% 인하 계획 발표
연립 야당, 담배 불법 시장 대응 위해 담배세 80% 인하 계획 발표

앵거스 테일러 연립 야당 대표가 호주의 급성장하는 불법 담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정책을 공개했다. 핵심은 현행 담배 소비세를 80% 대폭 인하하는 것으로, 20개비 표준 한 갑 기준 약 30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약 6달러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테일러 대표는 이번 정책의 배경으로 불법 담배 시장의 급격한 팽창을 꼽았다. 지난해 호주에서 소비된 담배의 절반 이상이 불법 경로를 통해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세금 부담이 오히려 소비자들을 합법적 유통망 밖으로 밀어내고, 이를 통해 조직범죄 집단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야당의 진단이다. 연립 야당은 담배세 인하와 함께 전자담배(베이프)와 니코틴 파우치를 성인을 대상으로 합법화하고 규제·과세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현재 18세 이상 성인은 약국을 통해 합법적으로 전자담배를 구입할 수 있지만, 니코틴 파우치는 전면 금지된 상태다. 야당은 이를 양성화해 세수를 확보하고 소비자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공중보건 당국은 강한 우려를 표명해왔다. 담배 소비세는 오랫동안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핵심 정책 수단으로 활용돼 왔으며, 세금을 낮출 경우 수십 년간 이뤄온 흡연 감소 성과가 역전될 수 있다는 경고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가격이 낮아지면 담배 접근성이 높아져 흡연 인구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앤서니 알바니지 총리는 이날 태평양 도서국 포럼 참석을 위해 팔라우에 머물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기후변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총리 부재 중 리처드 말스 부총리는 미국을 방문해 피트 헥세스 미 국방장관과 펜타곤에서 양자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 군사 보좌관인 댄 케인 장군도 함께했다. 회담에서는 AUKUS 방위 협약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현안이 논의됐다. 헥세스 장관은 호주의 지속적인 우호 관계에 감사를 표하며 "우리의 역량이 서로 맞고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스 부총리는 이번 회담이 호주와 미국이 공식 방위 동맹을 맺은 지 75주년이 되는 시점과 맞물린다고 밝히며, 양국 동맹을 호주 외교 정책의 "초석"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는 전략적 위협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커지고 있는, 점점 더 도전적인 세계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짐 찰머스 재무장관이 주택 시장 전망과 금리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찰머스 장관은 정부의 네거티브 기어링 및 양도소득세 개편이 주택 가격 상승률을 2% 낮출 것이라는 재무부 모델링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는 최근 몇 달이 아닌 향후 수년에 걸쳐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변화와 전반적인 경제 여건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주택에 투자하거나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 변동과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호주통계청(ABS)이 전날 발표한 국민계정 자료에 따르면 호주 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6월 30일 기준 연간 2.1%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호주중앙은행(RBA)이 이달 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찰머스 장관은 RBA의 결정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생산성 향상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생산성 문제는 수십 년간 우리 경제의 큰 문제였으며,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연방 정부는 원주민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사례를 신고하는 온라인 플랫폼 '콜 잇 아웃(Call It Out)' 레지스터에 200만 달러의 추가 지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2022년 운영을 시작한 이 플랫폼에는 현재까지 약 2,100건의 인종차별 사례가 접수됐다. 말라른디리 매카시 원주민 담당 장관은 의회 인종차별 조사에서 "이 나라 어디에나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지원금은 인력 충원, 웹 개발, 대국민 인식 제고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3일 전 302 0
호주에서 빠르게 확장 중인 20억 달러 규모의 중고품 할인 매장 '세이버스'
호주에서 빠르게 확장 중인 20억 달러 규모의 중고품 할인 매장 '세이버스'

지난 8월 27일, 빅토리아주 질롱(Geelong)에 새로운 중고품 할인 매장이 문을 열었다. 개장 당일 100미터에 달하는 줄이 매장 앞에 늘어섰고, 몇 시간씩 차를 몰아 달려온 손님들도 있었다. 줄 맨 앞에는 만삭의 임산부도 서 있었다. "뱃속에 아기가 둘이라 옷이 많이 필요해요"라며 웃음 짓는 그녀의 모습은 이 매장에 대한 지역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이 매장은 미국계 중고품 체인 세이버스(Savers)의 호주 19번째 점포다. 세이버스는 호주에서 친숙한 이름이지만, 그 배경에 거대한 미국 기업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세이버스의 모기업은 세이버스 밸류 빌리지(Savers Value Village, SVV)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기업 가치는 약 22억 달러(한화 약 3조 원)에 달한다. 미국 사모펀드 아레스 매니지먼트(Ares Management)가 최대 주주다. SVV는 북미 최대의 영리 중고품 소매업체이기도 하다. 미국에 185개, 캐나다에 17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50%에 달하는 매출총이익률은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Refinitiv)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이버스는 3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시장조사업체 IBISWorld는 "세이버스, 캐시 컨버터스, 빈스(Vinnies) 같은 대형 소매업체들이 소규모 비고용 경쟁사들을 꾸준히 앞서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를 그 이유로 꼽았다. 호주에서 세이버스의 존재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빈스(Vinnies)나 살보스(Salvos) 같은 비영리 중고품 매장, 그리고 지역 사회 프로그램 재원 마련을 위해 기부 물품을 판매하는 소규모 자선 가게들과 직접 경쟁하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질롱의 한 자선단체 대표는 세이버스의 등장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노를레인 커뮤니티 하우스(Norlane Community House)를 운영하는 에스더 코닝-오크스(Esther Koning-Oakes) 대표는 자신의 단체가 운영하는 중고품 가게 '트레저스(Treasures)'가 고객과 기부 물품을 빼앗길 수 있다고 걱정한다. "사람들이 물건을 기부할 때는 좋은 목적에 쓰이길 바란다"며 "영리 기업에 기부하면 그 수익이 주주나 경영진에게 돌아갈 뿐, 지역 사회로 환원되지 않는다"고 그녀는 말했다. 이에 대해 세이버스 측은 자체적인 비영리 파트너십 모델을 내세운다. 세이버스 호주 법인은 지난해 비영리 파트너 단체들에 총 560만 달러를 지급했으며, 이는 매장당 약 31만 달러에 해당한다. 세이버스 호주 대표 마이클 피셔(Michael Fisher)는 "비영리 단체들이 일반 대중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매장으로 가져오면, 우리가 그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즉, 매장 내 기부함에 물건을 넣으면 그 수익이 파트너 비영리 단체에 돌아가는 구조다. 질롱 개장 행사에는 당뇨병 지원 단체 다이어비티스 빅토리아(Diabetes Victoria)의 글렌 누난(Glen Noonan) 대표도 참석했다. 매장 곳곳에는 이 단체의 로고가 새겨진 초록색 기부함이 놓였다. 누난 대표는 세이버스와의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받은 수익이 단체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 수고 없이도 중고 기부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개장 당일 줄을 서 있던 한 고객은 "세이버스에서 물건을 사는 건 좋지만, 기부는 구세군이나 질롱 동물복지협회에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이버스는 기부 고객에게 다음 방문 시 20%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세이버스의 사업 모델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기술 투자다. 북미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프로그램 '스리프트IQ(ThriftIQ)'를 도입해 상품 가격 책정과 재고 처리 속도를 높이고 있다. UBS의 소매 분석가 마이클 라서(Michael Lasser)는 "이 사업은 자선 단체의 기부 물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익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이버스는 ThriftIQ의 호주 도입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세이버스는 1950년대 미국에서 시작해 1997년 멜버른 브런즈윅(Brunswick)의 시드니 로드에 호주 첫 매장을 열었다. 현재 뉴사우스웨일스, 빅토리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3개 주에서 1,250명을 고용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 중고 거래 시장은 2027년까지 4,440억 달러(미화 3,17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이버스 경영진은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젊고 소득 수준이 높은 소비자층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고객군"이라고 강조했다. 2026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25개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며, 호주에서도 내년 추가 개점이 예정돼 있다고 마이클 피셔 대표는 밝혔다.

3일 전 370 0
수업 시간 3분의 1이 학생 문제 행동으로 낭비…"연간 12주 학습 손실"
수업 시간 3분의 1이 학생 문제 행동으로 낭비…"연간 12주 학습 손실"

호주 전역의 교사 37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의 문제 행동으로 인해 수업 시간의 약 3분의 1이 낭비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 학년 기준으로 약 12주에 해당하는 학습 손실로, 연구진은 이 상황을 '위기'로 규정했다. 독립연구센터(Centre for Independent Studies, CIS)가 실시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은 30분 수업 중 평균 9분을 학생 문제 행동을 처리하는 데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교사 출신으로 CIS 교육 디렉터를 맡고 있는 블레이즈 조셉은 "수업 시간의 거의 3분의 1을 학생 문제 행동으로 잃는다는 것은 그 규모와 긴급성 면에서 '위기'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문제 행동의 대부분은 폭력이나 심각한 비위가 아닌 '저수준' 행동으로 분류된다. 수업 진행을 방해하거나 교사가 가르치는 것을 막는 모든 행동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조셉 디렉터는 이러한 행동이 지속될 경우 교사들에게 극도의 피로감을 주고 건강과 정신적 웰빙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조사에 참여한 교사 10명 중 1명은 지난 한 주 동안 학생 문제 행동이 자신의 건강과 웰빙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 교사들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교사들은 남성 교사에 비해 수업 시간 손실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이로 인해 건강과 웰빙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두 배에 달했다. 조셉 디렉터는 "최근 몇 년간 여성 교사들이 학생들의 여성혐오적 행동으로 특히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일화적 증거가 많다"며 "이번 조사 결과가 그러한 우려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남성 교사도 "학교 내 여성혐오가 분명히 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 문제는 별도의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지난주 모나시 대학교가 발표한 조사에서는 교사의 78%가 학교에서 성차별이나 여성혐오를 목격하거나 직접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3명 중 1명은 이를 자주 경험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에는 시드니 사립학교 남학생 두 명이 각각 별개의 사건에서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제 데이터와도 일치한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2년 결과에 따르면, 호주 학생의 약 42%가 수학 수업 중 소음과 무질서를 경험한다고 응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0%를 크게 웃돌았다. 또한 호주교원리더십연구소(AITSL) 자료에 따르면, 교직을 떠나려는 교사 중 학생 행동을 이유로 꼽은 비율이 2020년 25%에서 2024년 47%로 급증했다. 2024년 상원 조사에서도 교실 내 수업 방해가 심각하고 악화되는 문제로, 학습 시간과 교원 인력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 정부는 올해 초 이 보고서에 대한 9개 권고안에 원칙적 동의 또는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제이슨 클레어 연방 교육부 장관은 "수업 방해 행동은 아이들의 학습을 가로막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번 보고서는 많은 교사들이 내게 전하는 이야기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고 말했다. 그는 교실 내 휴대폰 사용 금지, 교사 연수 개선, 새로운 교육 자료 제공 등 정부가 추진해온 개혁 조치들을 언급하며 "모든 주·준주와 체결한 공립학교 재정 지원 협약에도 학생 참여와 웰빙 향상을 위한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수업 관리 전문가인 팀 맥도널드 박사와 면담을 갖고 추가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야당 교육 대변인 줄리안 리저 의원도 "모든 교사는 방해나 폭언 없이 가르칠 권리가 있다"며 "문제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신뢰할 수 있는 국가 기준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호주가 2021년 영국처럼 전국 교사 행동 실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의 조사에서는 30분 수업당 평균 7분이 손실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CIS 조사에서 호주는 9분으로 더 높았다. 영국은 조사 이후 우수 학교가 문제 학교를 지도하는 '행동 허브' 프로그램과 학교 전체 차원의 행동 관리 체계를 도입해 성과를 거뒀다. 조셉 디렉터는 학생 문제 행동의 원인이 복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도한 스크린 사용으로 인한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 학교가 문제 행동에 제재를 가할 때 이를 지지하지 않는 학부모의 태도, 학교 내 일관성 없는 제재 적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학생 문제 행동은 대체로 충동 조절 능력 부족에서 비롯되며, 일관된 기대와 규칙을 통해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발표된 전국 나플란(NAPLAN) 시험 결과와도 맞닿아 있다. 나플란 결과에 따르면 호주 학생의 3분의 1이 읽기·쓰기와 수리 능력에서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학생 문제 행동을 '긴급한 국가 교육 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촉구하며, 학생들에게 올바른 수업 태도를 명시적으로 가르치는 '행동 교육과정' 도입도 제안했다.

3일 전 111 0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 홍수 3개월 후에도 서비스 없이 방치된 노던테리토리 원주민 지역사회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 홍수 3개월 후에도 서비스 없이 방치된 노던테리토리 원주민 지역사회

노던테리토리 달리 강변에 자리한 외딴 원주민 지역사회 나우이유(Nauiyu)는 올해 2월과 3월 연속으로 기록적인 홍수를 겪었다. 주민들이 대피소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마을 곳곳에는 여전히 재난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진입로는 속도 방지턱을 파고드는 커다란 웅덩이로 가득하고, 마을 외곽에는 홍수가 남긴 흙더미가 쌓여 있다. 평생을 나우이유에서 살아온 주민 제임스 패리(James Parry) 씨는 자신의 집 앞에 서서 홍수가 차오른 높이를 손으로 가리켰다. "계단 15개를 덮었어요. 집 아래층 전체가 잠겼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테이블이 뒤집히고, 소파와 침대, 냉동고까지 모두 물에 잠겼다. 그나마 2층으로 짐을 옮길 수 있었던 패리 씨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차도, 집도, 모든 걸 잃었습니다"라고 그는 전했다. 홍수 피해 자체도 심각하지만, 주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기본 서비스의 공백이다. 마을 노인 돌봄 센터는 석면 오염 문제로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학교는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아 교사들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등교를 독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수리 작업도 부실하게 이뤄져 문 아래 큰 틈새로 먼지가 들어오고, 유리창이 플라스틱으로 교체되는 데 그쳤다. 일부 공공 주택에서는 나무 벤치와 서랍장, 마루바닥이 모두 뜯겨 나갔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식수 공급이다. 주민들이 귀환한 이후 지금까지 마을에는 끓여 마시라는 수질 경보(boil water alert)가 유지되고 있다. 깨끗한 식수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우이유 일반 상점 앞에 정기적으로 배달되는 생수 팔레트뿐이다. 주민들은 매일 이 생수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또 다른 주민 키에렌 카리풀(Kieren Karritpul) 씨는 홍수가 마을의 근본적인 모습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8월 말 현재도 여러 주거 건물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생활 환경이 크게 악화됐고, 핵심 인력들이 마을로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카리풀 씨의 형제와 조카도 자신의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카리풀 씨 집에 얹혀살고 있다. 카리풀 씨가 일하는 메레펜 아트 센터(Merrepen Arts Centre)도 홍수 이후 전력이 끊긴 채 문을 닫고 있다. 40명 이상의 예술가를 고용하는 이 센터는 지역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이자 공동체 공간이었다. 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관광객들은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 다윈까지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카리풀 씨는 "상점이나 진료소에서 사람들이 센터가 언제 문을 여는지, 자신의 캔버스는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본다"고 전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전력도 없이 비어 있는 센터에 2026년 상반기 '일일 고정 요금' 명목의 전기·수도 요금 청구서가 날아왔다는 점이다. 이처럼 나우이유의 열악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복구 계획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노던테리토리 정부는 지난 우기 이후 피해 인프라 복구와 홍수 대비를 위한 1억 달러 규모의 홍수 복구 기금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1,250만 달러에 불과하며, 나우이유에 투입된 금액은 마을을 고지대로 이전하는 계획 수립에 쓰인 50만 달러가 전부다. 노던테리토리 정부는 나우이유 복구 관련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8월에 국가 원주민 호주인 기관(National Indigenous Australians Agency)을 통해 나우이유에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원주민 호주인부 장관 말라른디리 매카시(Malarndirri McCarthy)는 "지역사회가 겪은 피해의 규모는 막대하다"며 "이번 투자는 지역사회 주도의 복구 노력을 지원하고, 핵심 시설 복원과 지역 서비스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원금은 주로 지역 원주민 법인을 대상으로 필수 서비스, 자산, 핵심 인력 숙소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패리 씨는 다가오는 우기 전에 더 많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깊은 좌절감을 드러냈다. "지금 망고꽃이 피고, 타마린드와 캐슈도 꽃을 피우고 있어요. 이 세 가지가 비가 온다는 신호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정부가 핵심 서비스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확실한 약속과 함께, 홍수가 다시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 사람들(정부 관계자들)은 돌아갈 집이 있잖아요"라는 그의 말에는 방치된 지역사회의 씁쓸한 현실이 담겨 있다.

4일 전 145 0
미·이란 갈등 재점화에 유가 급등…호주 주택 가격은 5개월 연속 하락
미·이란 갈등 재점화에 유가 급등…호주 주택 가격은 5개월 연속 하락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2.5% 이상 급등했다. 이란이 요르단에 위치한 미군 공군기지 두 곳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으며, 이는 이란의 라라크 섬에 대한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분쟁이 6개월째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시 커졌다. 국제 원유 기준가인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2.39달러(2.71%) 오른 90.49달러에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91.52달러까지 치솟아 8월 2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2.36달러(2.83%) 상승한 85.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강하게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이란의 에너지 핵심 거점인 하르그 섬이 "완전히 파괴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으나, 실제 공격이 이뤄졌다는 증거는 없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AI가 생성한 영상이 포함돼 있었으며, 이란 측은 섬이 공격받지 않았고 석유 운영이 정상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부인했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이란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쟁의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전쟁이 시작된 2월 말 이전까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5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했으나, 현재는 통행이 크게 제한된 상태다. 주말 기간 해협을 통과한 가시적인 상선 수는 하루 5척 수준으로 줄었으며, 중재자들이 해협 재개통을 위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진전은 더딘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부 걸프 지역 원유가 해협을 통해 계속 이동하고 있어 가격 상승폭이 제한됐지만,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직접적인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서 트레이더들이 단기 공급 프리미엄을 다시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공급 우려를 다소 완화할 수 있는 소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와의 협정을 통해 확보한 원유를 미국 전략비축유(SPR) 보충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SPR은 지난주에만 약 310만 배럴이 줄어 2억 8,660만 배럴을 기록했으며, 이는 44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또한 미국의 셰브론, GE 버노바, 인도, 이탈리아의 에니, 콜롬비아의 지오파크 등 여러 에너지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서 에너지 프로젝트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에 대한 제재의 목표가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제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호주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호주 주택 가격이 8월에도 하락세를 지속하며 5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코탈리티(Cotality)의 집계에 따르면, 8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9% 하락했다. 7월에는 하향 수정된 수치 기준으로 1.2% 떨어진 바 있다. 이로써 전국 주택 가격은 최고점 대비 3.6% 낮아졌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2.7% 높은 수준이다. 도시별로는 시드니와 멜버른이 각각 1.4%, 1.1% 하락하며 월간 낙폭을 주도했다. 특히 시드니는 올해 2월 최고점 대비 7.1% 하락해,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425bp 인상했던 2022~2023년 조정기의 낙폭(6.6%)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그동안 강세를 보이던 브리즈번과 퍼스도 각각 1.0%, 0.8% 하락하며 과열 양상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퍼스는 연간 기준으로 여전히 약 20%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어, 지역별 시장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탈리티의 리서치 디렉터 팀 로리스는 "거래 활동 위축이 가격 하락세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3개월간 주택 거래량은 1년 전보다 15.5% 감소했으며, 매물 소화 기간 연장, 판매자 할인 폭 확대, 경매 낙찰률 저조 등이 전형적인 매수자 우위 시장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매수자 우위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매수자들이 현재 거래에 나설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파급 효과는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서비스업, 건설업, 인테리어 등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 둔화 압력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투자 수요가 위축된 데다, RBA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해 현재 4.35%를 유지하고 있어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이후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호주 증시는 이날 약세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ASX 200 선물 지수는 0.2%(22포인트) 하락한 9,002포인트를 가리켰다. 미국 증시에서는 다우존스 지수가 0.7% 하락한 5만 3,185포인트, S&P 500 지수는 0.3% 내린 7,686포인트를 기록했다.

5일 전 223 0
'구시대적' 법으로 청소년 근로자 연간 4억1100만 달러 슈퍼애뉴에이션 손실
'구시대적' 법으로 청소년 근로자 연간 4억1100만 달러 슈퍼애뉴에이션 손실

호주에서 18세 미만 청소년 근로자들이 현행 슈퍼애뉴에이션(퇴직연금) 관련 법 규정으로 인해 연간 수억 달러의 퇴직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현행법에 따르면 18세 미만 근로자는 한 고용주 아래 주 30시간 이상 근무해야만 슈퍼애뉴에이션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다. 주 30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청소년은 이 보장에서 제외된다. 수익을 회원에게 돌려주는 비영리 슈퍼펀드를 대표하는 단체인 슈퍼 멤버스 카운슬(Super Members Council)의 분석에 따르면, 이 규정으로 인해 2026~27 회계연도에 전국적으로 약 4억1100만 달러의 슈퍼애뉴에이션이 지급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주별로 살펴보면 빅토리아주의 피해가 가장 크다. 빅토리아주에서만 약 15만6000명의 청소년 근로자가 평균 735달러의 슈퍼를 받지 못해 주 전체 손실액이 1억15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사우스웨일스주는 1억50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슈퍼 멤버스 카운슬의 미샤 슈베르트(Misha Schubert) 최고경영자는 "빅토리아주의 청소년 근로자들은 1700만 명의 다른 호주 근로자들이 누리는 기본적인 직장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으며, 이는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 시대착오적이고 차별적인 법은 나이와 근무시간만을 이유로 청소년 근로자를 다르게 대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18세 미만 근로자의 91%가 주 30시간 미만으로 일하고 있어, 사실상 대부분의 청소년 근로자가 슈퍼애뉴에이션 보장에서 제외되고 있는 셈이다. 슈베르트 CEO는 "많은 청소년들이 소매업, 요식업, 돌봄 및 지역사회 서비스 분야에서 첫 직장을 시작한다. 이는 실제 임금을 받는 엄연한 일자리이며, 당연히 실질적인 슈퍼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슈퍼애뉴에이션은 일찍 납입할수록 복리 효과가 크기 때문에 청소년기의 손실이 장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슈퍼 멤버스 카운슬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평균적인 청소년 근로자가 18세가 될 때까지 약 2500달러의 슈퍼 기여금을 놓칠 수 있으며, 이 금액이 퇴직 시점까지 복리로 불어나면 약 1만1000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법의 개정을 위한 연방 차원의 움직임은 녹색당(Greens)이 주도하고 있다. 녹색당은 이달 초 의회에 개정안을 제출했으며, 상원 조사위원회도 확보해 오는 11월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녹색당 대변인은 "너무 오랫동안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 제도가 청소년 근로자들을 외면해 왔다"며 "주 30시간 미만 근무하는 18세 미만 근로자를 계속 배제하는 것은 명백한 법적 연령 차별"이라고 밝혔다. 한편 짐 찰머스(Jim Chalmers) 연방 재무장관도 이전에 18세 미만 관련 슈퍼애뉴에이션 법 개정에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지난 6월 "슈퍼애뉴에이션 제도를 강화하고 더 많은 근로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항상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입법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열린 노동당 전국 대회에서는 대의원들이 근무시간에 관계없이 18세 미만 근로자에게도 의무 슈퍼애뉴에이션을 확대하는 정책을 당 강령에 포함시키는 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호주 상공회의소(Australian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는 개혁 추진에 우려를 표명하며, 이 같은 변화가 "소규모 사업체와 광범위한 비즈니스 커뮤니티에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퍼 멤버스 카운슬은 현행 규정이 "사회적 기대와 동떨어져 있다"며 법 폐지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6일 전 205 0
빅토리아주, 호주 최초 해상 풍력 경매 공식 개시… 에너지 전환 새 이정표
빅토리아주, 호주 최초 해상 풍력 경매 공식 개시… 에너지 전환 새 이정표

빅토리아주 정부가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해상 풍력 경매를 공식 개시했다. 재클린 사임스 에너지부 장관은 주 최초 2기가와트(GW) 규모의 해상 풍력을 대상으로 한 제안 요청(Request for Proposal) 절차를 열었다고 발표했다. 이 규모는 연간 약 1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임스 장관은 "이번 경매는 호주 최초의 해상 풍력 프로젝트를 실현하고,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석탄 발전이 퇴장하는 시점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거대한 도약"이라고 밝혔다. 해상 풍력 경매는 일반적인 부동산 경매와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상 풍력 사업자들이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입찰에 참여하며, 정부는 전력 공급 능력과 비용 대비 가치를 기준으로 각 입찰자를 평가한다. 낙찰된 사업자는 '에너지 서비스 진입 메커니즘(ESEM)'이라 불리는 계약을 통해 지원을 받게 된다. ESEM은 연방 에너지부가 에너지 부문의 신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권고한 제도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수십 년에 걸친 사업 기간 동안 수익성을 입증해야 투자를 유치할 수 있지만, 에너지 구매자들은 그처럼 먼 미래까지 계약을 체결하려 하지 않는다. ESEM은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장기 계약을 제공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전력 판매처가 보장된다는 확신을 준다. 다만 ESEM은 아직 시행되지 않은 상태이며, 지난해 거의 모든 호주 에너지 장관들이 원칙적으로 도입에 동의했지만 퀸즐랜드주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해상 풍력의 주요 무대는 깁스랜드 해역이다. 연방 정부는 2022년 깁스랜드를 호주 최초의 해상 풍력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지역은 강한 바람과 비교적 얕은 수심, 그리고 라트로브 밸리의 기존 전력망 인프라와의 근접성 덕분에 선정됐다. 현재 깁스랜드 해안에서 타당성 조사 면허를 보유한 사업자는 총 9곳이며, 이들이 이번 경매를 통해 최종 사업권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경매는 2027년 8월 마감되며, 계약은 2028년에 체결될 예정이다. 이번 경매 개시는 석탄 발전의 빠른 퇴장과 맞물려 더욱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깁스랜드의 얄로언 발전소는 2028년 7월 폐쇄될 예정이며,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에라링 발전소도 2029년 4월 가동을 멈출 계획이다. 호주 에너지시장운영자(AEMO)의 최신 통합 시스템 계획에 따르면, 호주에 남아 있는 석탄 발전소의 3분의 2가 2035년까지 폐쇄될 수 있다. 또한 AEMO는 2036년까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뉴사우스웨일스주와 빅토리아주 전체 가정의 현재 소비량에 맞먹는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빅토리아주는 2032년까지 2GW, 2035년까지 4GW, 2040년까지 9GW의 해상 풍력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나 빅토리아주 감사원장은 지난해 12월 업계 구축 지연으로 인해 주가 해상 풍력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경매는 당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당시 에너지부 장관이었던 릴리 담브로시오가 2025년 9월 연기를 발표하면서 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번 경매 개시는 그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호주에서 가장 앞선 해상 풍력 프로젝트로 꼽히는 '스타 오브 더 사우스' 개발사 사우덜리 텐의 최고개발책임자 에린 콜드햄은 경매 개시를 반겼다. 환경 단체 엔바이런먼트 빅토리아의 기후·에너지 수석 자문위원 캣 루카스-힐리도 해상 풍력이 재생에너지 전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납세자 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에너지 소비자 호주는 연방 정부에 제출한 ESEM 관련 의견서에서 "배출 정책이 전력 부문에 영향을 미칠 때, 모든 시민이 혜택을 받는 만큼 납세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클린에너지위원회 최고경영자 재키 트래드는 정부가 산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며, 연방 및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가 토마고 알루미늄 제련소에 25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최근 결정을 사례로 들었다. 한편 그라탄 연구소의 에너지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 토니 우드는 경매 발표가 진전이긴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상 건설에 따른 추가 비용과 오는 11월 주 선거가 원활한 에너지 전환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는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며, 연립 야당은 주요 송전 프로젝트인 VNI 웨스트를 폐기하겠다고 공약한 상태다. 야당 에너지 대변인 데이비드 데이비스는 연립이 원칙적으로 해상 풍력을 지지해 왔으며 관련 법안 통과에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의 사업 추진 방식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연립이 집권할 경우 일부 감독 기능을 추가해 계약 절차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6일 전 94 0
'기쁨의 눈물'… 잃어버린 엄지손가락, 두 번째 발가락으로 대체한 여성
'기쁨의 눈물'… 잃어버린 엄지손가락, 두 번째 발가락으로 대체한 여성

퀸즐랜드주 선샤인 코스트의 한 농산물 공장에서 일하던 동티모르 출신 이주 여성이 올해 1월 컨베이어 벨트 사고로 왼쪽 엄지손가락을 잃었다. 10년 넘게 호주에서 생활하며 동티모르에 남아 있는 파트너와 두 아들, 어머니, 형제자매를 부양해온 그녀에게 이 사고는 단순한 부상 이상의 충격이었다. 가족도 곁에 없는 낯선 땅에서 혼자 감당해야 했던 두려움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난 지금, 그녀는 다시 손을 쓸 수 있다는 희망을 되찾았다. 선샤인 코스트 대학 사립병원의 성형외과 전문의 찬단 자드하브 박사가 이 지역 최초로 '발가락-엄지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한 덕분이다. 자드하브 박사는 사고 직후 먼저 환자의 전완부(아래팔) 피부 피판을 이용해 손상 부위를 덮는 처치를 시행했다. 이후 수술을 위한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7월 16일 두 번째 발가락을 엄지손가락 위치에 이식하는 12시간짜리 대수술을 진행했다. 박사는 수술 전 환자가 심리적으로 충분히 준비될 수 있도록 3~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체 일부를 잃는다는 것은 엄청난 상실이고, 그에 따른 심리적 외상도 크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수술 자체는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의료팀은 발의 굴곡건과 신전건, 동맥, 정맥, 신경, 뼈를 모두 포함한 두 번째 발가락 전체를 채취해 전완부에 이식했다. 뼈는 금속판과 나사로 고정했으며, 발의 힘줄은 전완부의 힘줄과 연결했다. 이후 혈액 순환을 회복시키기 위해 동맥과 정맥을 다시 이어붙이는 작업이 이어졌다. 이 모든 과정은 12.5배 배율의 수술용 현미경 아래에서 진행됐다. 자드하브 박사는 혈관 봉합 작업을 "파이프를 서로 연결하는 것과 같지만, 그 파이프가 1밀리미터도 되지 않을 만큼 매우 가늘다"고 묘사했다. 그는 "미세수술 기법을 이용해 혈관을 연결하고 혈류를 회복시키는 것은 매우 섬세한 재건 예술"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약 15년 전 처음 이 수술을 집도한 경험이 있는 그에게도 이번 수술은 결코 가볍지 않은 도전이었다. "수술이 실패하면 환자의 발가락까지 잃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걸려 있다"고 그는 말했다. 두 번째 발가락을 선택한 이유도 있다. 자드하브 박사는 두 번째 발가락이 엄지손가락과 형태가 유사하고, 대부분의 환자가 이 발가락 없이도 보행에 큰 지장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발가락-엄지 이식 수술의 역사는 1980년대 첫 성공 사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그 개념은 기원전 600년의 고대 문헌에도 등장한다고 박사는 설명했다. 수술을 마치고 깨어난 환자는 극심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매우 행복했다"고 전했다. "의사 선생님이 정말 훌륭하다. 모든 것이 잘 될 거라고 했다"는 그녀의 말에는 안도와 감사가 담겨 있었다. 자드하브 박사 역시 이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환자가 깨어났을 때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큰 보람"이라며, "수술 다음 날 이식된 발가락, 이제는 엄지손가락이 된 그것을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을 때 말할 수 없는 기쁨과 만족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재 환자는 매주 손 재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 6~12개월간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의료팀은 원래 엄지손가락 기능의 최소 80%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수술로 손 전체 기능의 50% 이상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드하브 박사는 엄지손가락이 나머지 손가락과 거의 수직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립 운동'이 가능해야 물건을 잡거나 정밀한 작업을 할 수 있다며, 이번 수술이 그 기능을 되살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6일 전 105 0
다른 나라는 식료품 가격 내렸는데… 호주만 여전히 고공행진
다른 나라는 식료품 가격 내렸는데… 호주만 여전히 고공행진

호주 소비자들이 장을 볼 때마다 체감하는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16개월 동안 호주의 식료품 가격 상승률은 임금 인상률을 크게 웃돌았으며, 이 격차는 앞으로도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 리서치 기업 캔스타(Canstar)가 울워스(Woolworths)에서 판매하는 동일 품목을 2025년 3월과 2026년 7월에 각각 비교한 결과, 장바구니 총액이 213달러 89센트에서 232달러 2센트로 8.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주통계청(ABS)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1년간 임금 인상률은 3.3%에 그쳤다. 식료품 가격이 임금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오른 셈이다. 시드니대학교 소매업 분야 학술 연구자인 리사 애셔(Lisa Asher)는 "임금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계산대 앞에서 실제로 압박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유와 다진 고기 같은 기본 식재료 가격도 올랐는데, 이는 기상 이변이 농가에 미친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캔스타 대변인 에덴 래드퍼드(Eden Radford)는 많은 소비자들이 장보기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대량 구매, 냉동식품 활용, 여러 매장 비교, 육류 대신 렌틸콩 같은 대체 식품 선택 등이 대표적인 절약 전략으로 꼽혔다. 한 소비자는 4인 가족의 주간 식료품비가 지난해 300달러에서 현재 400달러 이상으로 늘었다고 토로했으며, 또 다른 소비자는 식비가 "치솟았다"며 초콜릿이나 과자류 구매를 완전히 끊었다고 밝혔다. 혼자 사는 한 소비자는 주간 장보기 비용이 20~30달러 늘었는데도 오히려 양이 줄어든 느낌이라며, 화장지 너비가 2센티미터 줄어든 것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호주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울워스는 순이익이 18% 급증해 11억 달러를 기록했다. 또한 캔스타가 콜스(Coles)와 울워스를 비교한 이전 조사에서는 두 매장의 가격 차이가 2달러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두 대형 마트 간의 가격 경쟁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는 해외 상황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영국에서는 더 경쟁적인 슈퍼마켓 구조 덕분에 일부 매장의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다. 세인즈버리(Sainsbury's)의 장바구니 가격은 지난 1년간 4.5% 올랐지만, 테스코(Tesco)는 2.7% 내렸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2.8%임에도 테스코의 간편 장보기 가격이 -2.1%를 기록한 것은 경쟁적인 시장 구조의 효과라고 리사 애셔 연구자는 분석했다. 뉴질랜드에서도 울워스 NZ가 2.79%, PAKnSAVE가 4%, 뉴월드(New World)가 4.18% 오르는 데 그쳤다. 애셔 연구자는 호주 소비자들이 경쟁 부재로 인해 약 10%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공급망 혼란으로 급등했던 해상 운임이 이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슈퍼마켓의 인건비와 에너지·물류 비용도 계속 오르고 있다. 비료, 기계 유지비, 금리 부담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올해 2월 시작된 이란 전쟁이 식료품과 비료, 연료, 운송 비용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어 앞으로도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가격 차이도 상당하다. 소비자 단체 초이스(Choice)의 조사에 따르면, 서호주에서 콜스 장바구니 가격은 뉴사우스웨일스보다 3달러 이상 비싸고, 노던 테리토리의 IGA 매장은 빅토리아보다 약 33달러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주별 가격 차이는 주로 과일과 채소 가격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정부 차원의 대응도 이뤄지고 있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7월 1일부터 콜스와 울워스를 대상으로 '과도하게 비싼' 식료품 품목을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해당 품목을 ACCC에 신고할 수 있으며, 슈퍼마켓은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또한 ACCC는 새로운 권한을 통해 대형 슈퍼마켓이 경쟁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서의 확장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과도한 가격 책정'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리사 애셔 연구자는 웨스파머스(Wesfarmers)와 아마존(Amazon)을 포함한 대형 유통업체 전반에 대한 왕립위원회(Royal Commission) 설치를 촉구했다. 경쟁 부재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바꾸기 위해 어떤 입법이 필요한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언제쯤 가벼워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6일 전 141 0
유족 "잔인한 상황 여전"… 노던 테리토리 새 안락사 법안에 우려
유족 "잔인한 상황 여전"… 노던 테리토리 새 안락사 법안에 우려

노던 테리토리(NT) 의회가 자발적 조력사망(VAD)을 합법화하는 '말기 환자 권리 법안(Rights of the Terminally Ill bill)'을 통과시켰지만, 오랫동안 VAD 합법화를 지지해온 유족과 활동가들은 법안이 지나치게 미흡하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다윈에 거주하는 캐롤린 마리엇 씨는 2015년 희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파트너 존 바나 씨를 21년간 함께한 반려자로 기억한다. 그는 존 씨를 "아름다운 사람이었고, 매우 성실했으며, 나처럼 바다 위에 있는 것을 즐겼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존 씨의 마지막 나날들은 여전히 그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그는 몸이 완전히 야위어 뼈만 남아 있었어요. 동물도 그런 상태로 살아있게 두지는 않을 거예요." 캐롤린 씨는 당시를 이렇게 표현했다. 존 씨는 피질기저핵변성(corticobasal degeneration)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았다. 이 병은 뇌에서 움직임과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65세의 나이에 그의 목숨을 앗아갔다. 처음에는 걷다가 왼쪽으로 자꾸 쓰러지는 증상으로 시작됐고, 전문의를 찾아다녔지만 오랫동안 정확한 진단조차 받지 못했다. 결국 진단이 내려졌을 때는 이미 요양원에 입소해야 할 만큼 상태가 악화된 뒤였다. 캐롤린 씨는 매일 저녁 요양원을 방문하면서 파트너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저녁에 떠나기 전에 항상 호출 버튼을 그의 손에 쥐어줬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버튼조차 누를 수 없게 됐어요." 그는 당시의 무력감을 이렇게 전했다. 존 씨는 2014년 VAD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당시 NT에서는 불법이었기 때문에 선택지가 없었다. 캐롤린 씨는 이번에 통과된 법안이 존 씨 같은 환자에게도 여전히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법안에 포함된 '12개월 이내 사망 예후' 조건 때문이다. 피질기저핵변성처럼 진행 경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질환의 경우, 의사들이 정확한 예후를 제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개월이라는 기준은 말이 안 돼요. 의사들도 의사일 뿐이에요. 존이 앓았던 병에 대해서는 아무도 아무것도 몰랐어요." 캐롤린 씨는 이 조건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에는 12개월 예후 조건 외에도 의료 전문가가 먼저 VAD에 대한 대화를 시작할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함구 조항(gag clause)'도 포함됐다. 이 조항은 환자가 먼저 VAD를 언급하지 않는 한 의사가 이를 선택지로 제시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캐롤린 씨는 이 조항에 강하게 반발하며 "왜 숨겨야 하는지, 왜 침묵을 강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의 다른 주와 준주에서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의 예후 조건이 적용되고 있으며, ACT만이 별도의 기간 제한 없이 VAD를 허용하고 있다. 함구 조항의 경우 NT 외에는 빅토리아주에만 존재했는데, 빅토리아주는 최근 이 조항을 폐지하는 법 개정을 완료해 2027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NT 의회에서는 법안 심의 과정에서 이 두 조건을 삭제하자는 수정안이 일부 의원들로부터 제안됐지만,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캐롤린 씨는 수정안 없이 통과된 법안을 "매우, 매우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법안은 통과 후 18개월 뒤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캐롤린 씨는 존 씨가 세상을 떠나던 순간 곁에 있지 못했다는 사실도 오랫동안 그를 괴롭혀 왔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혼자 떠났다는 생각이 너무 끔찍해요. 항상, 항상 그 생각을 안고 살아요. 그를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전혀 없었어요." 그는 앞으로 존 씨와 비슷한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스스로 마지막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상황이 너무 나빠지면 더 이상 이 세상에 있고 싶지 않을 수 있어요. 존도 분명히 그랬을 거예요. 올바른 정보를 제공받고, 그 길을 선택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9일 전 238 0
호주, AI 붐을 국내 경제적 이익으로 전환할 '결정적 기회' 맞아
호주, AI 붐을 국내 경제적 이익으로 전환할 '결정적 기회' 맞아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데이터센터 부지를 확보하는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호주가 이 흐름 속에서 보기 드문 협상력을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유치지로서 호주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연방정부가 이 기회를 활용해 저렴하고 안정적인 컴퓨팅 파워를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앤드루 찰턴 과학·기술·디지털경제 차관은 호주가 AI의 '임차인'이 아닌 '창조자'가 될 수 있는 결정적 순간을 맞이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달 초 연설에서 "호주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싶다면, 그 컴퓨팅 자원의 일부를 호주 기업, 연구자, 스타트업에 제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호주가 AI 붐으로부터 더 큰 '수익'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현재 호주 기업들은 세계 첨단 컴퓨팅 용량을 장악한 소수의 빅테크 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 용량은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생성되는데, 호주는 이러한 센터를 유치하기에 매우 매력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방정부는 현재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승인을 위한 국가 표준을 개발 중이며, 주·준주 정부와 협력해 데이터센터의 입지, 전력 및 수자원 사용에 관한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데이터센터는 일단 건설되면 직접 고용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어, 단순히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호주가 경제적 혜택을 충분히 누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방정부는 국내 AI 기업들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바이 오스트레일리안 AI 파트너십(Buy Australian AI Partnership)'을 새롭게 출범시켰다. 이 파트너십에는 호주 4대 은행이 참여하며, 스타트업 육성 기관인 스톤 앤 초크(Stone & Chalk)가 주도하고 있다. 스톤 앤 초크의 스텔라 솔라 최고경영자는 "호주 대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호주 혁신 기업들에게 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부가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한 국내 컴퓨팅 파워 확보에 나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국내 기술을 위한 컴퓨팅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가 구축하고 있는 AI 기반 자체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찰턴 차관은 현재 1,500개 이상의 호주 AI 기업들이 '세계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실제 구매자를 만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다. 이는 현장에서 직접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인들의 경험과도 일치한다. 소매업체의 셀프계산대 등에 활용되는 비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틸리터(Tiliter)의 공동 최고경영자는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을 먼저 입증한 뒤에야 국내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독일인 공동창업자 덕분에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며, 호주 기업들을 지원하려는 의지와 리더십이 기업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캔버라에 본사를 둔 AI 기업 트렐리스 데이터(Trellis Data)의 최고경영자는 컴퓨팅 파워 확보에 수개월이 걸리고, 가격이 일주일 사이에 최대 50%까지 변동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호주가 엔비디아나 델 같은 미국 기술 공급업체로부터 받아들이는 투자 규모를 감안할 때, 호주 기업들이 일정 기간 가격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일정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확산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지역 사회의 반발을 산 사례를 언급하며, 호주의 협상 위치가 그만큼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에 대한 신뢰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강력한 호주 AI 산업을 구축하는 것이 지역 사회의 지지를 얻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9일 전 197 0
기후 온난화 직격탄 맞은 스레드보 스키장, 자산 가치 1억4900만 달러 하락
기후 온난화 직격탄 맞은 스레드보 스키장, 자산 가치 1억4900만 달러 하락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스노위 마운틴에 위치한 스레드보 알파인 리조트의 자산 가치가 1억4900만 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호텔·엔터테인먼트 기업 EVT가 이번 주 발표한 연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스레드보의 독립 감정 평가액은 기존 2억9200만 달러에서 1억4300만 달러로 50% 이상 급감했다. EVT는 이번 평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올해 6월 시즌 초반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로 인해 부진했던 최근 영업 실적이고, 둘째는 새 리프트 설치와 인공 제설 인프라 확충에 필요한 대규모 자본 투자다. 아이러니하게도 리조트 매출 자체는 2025년 시즌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며, 리프트 티켓 판매만으로도 5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EVT는 실적 보고서에서 스레드보가 "기후 온난화에 구조적으로 노출된" 상태라고 명시했다. 자연 적설에 의존하는 현재의 사업 모델이 기후변화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보고서는 인공 제설 능력 강화와 여름 관광 다각화를 통한 기후 리스크 적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 시즌 스레드보의 어려움은 호주 알파인 지역 전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셀윈과 빅토리아주의 바우바우 같은 소규모 리조트는 이미 시즌을 조기 종료했으며, 대형 리조트들도 인공 제설에 의존해 겨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모나시대학교 기후과학 겸임교수이자 기후 옹호 단체 '프로텍트 아워 윈터스(POW)' 회원인 앤드루 왓킨스 박사는 "8월 말은 호주에서 스키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인데, 올해는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와 엘니뇨가 겹치는 '이중 악재'로 인해 눈 대신 비가 내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구 기온 상승 추세가 호주 남동부, 특히 가을과 겨울철을 더 덥고 건조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4년 호주국립대학교(ANU)와 POW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호주 대부분의 스키 리조트에서 스키 시즌 기간이 이미 최대 28%까지 단축됐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번 스레드보의 자산 가치 하락은 이러한 장기적 기후 추세가 실제 재무 수치로 가시화된 사례로 볼 수 있다. 한편 EVT는 호텔 사업 부문의 미래 성장을 위해 약 8억 달러 규모의 '비핵심 자산'을 매각할 계획도 밝혔다. 구체적인 매각 대상은 이번 회계연도 후반에 진행될 독립 전략 검토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EVT의 제인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 대상 실적 발표 콜에서 "모든 것이 진정으로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고 말해 스레드보 매각 가능성에 대한 지역 사회의 관심을 높였다. 스레드보 상공회의소 회장 케일리 오르만로이드는 이번 자산 가치 하락이 예상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감정 평가가 코로나19 이후 비정상적으로 호황이었던 2021년 시즌을 기준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엘니뇨 해라 힘든 시즌이지만, 우리만 어려운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VT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스레드보가 반드시 매물로 나온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것이든 팔릴 수 있다"면서 "다만 스레드보 지역 사회와 역사를 존중하는 주인이 항상 운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VT는 NSW 정부로부터 스레드보 리조트 전체, 즉 빌리지를 포함한 부지의 헤드 리스를 약 40년간 보유해 왔으며, 현재 리스 계약은 2057년까지 유효하다. 기후변화라는 장기적 도전 앞에서 리조트의 미래 방향성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10일 전 301 0
노던 테리토리, 말기 환자 합법적 안락사 권리 곧 부여될 듯
노던 테리토리, 말기 환자 합법적 안락사 권리 곧 부여될 듯

노던 테리토리 의회가 27일 자발적 조력 사망(VAD·Voluntary Assisted Dying) 법안을 양심 투표에 부친다. 거의 모든 의원이 찬성 의사를 밝힌 만큼 법안 통과가 유력하며, 이 경우 노던 테리토리는 호주 전역에서 VAD를 합법화하는 마지막 지역이 된다. 노던 테리토리는 현재 호주에서 VAD 관련 법률이 없는 유일한 주·준주다. 사실 노던 테리토리는 1995년 호주 최초로 VAD를 합법화한 지역이었지만, 연방 정부가 1997년 해당 법을 폐지하면서 그 권리를 잃었다. 이후 25년간 이어진 금지 조치는 2022년에야 연방 의회의 입법으로 해제됐고, 노던 테리토리와 호주 수도 특별구(ACT)는 그때부터 자체적인 VAD 법률을 제정할 권한을 되찾았다. 권한 회복 이후에도 노던 테리토리는 여러 차례 조사와 공청회를 거쳤으며, 집권 여부와 관계없이 테리토리 노동당과 현 집권당인 컨트리 리버럴당(CLP) 모두 법안 처리가 늦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CLP 정부는 지난달 의회에 법안을 공식 제출했고, 이날 양심 투표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됐다. 법안을 주도한 법무장관 마리-클레어 부스비는 "우리는 삶의 마지막을 앞둔 테리토리 주민들을 위해 이 법을 만들고 있다"며 "말기 질환에 직면한 환자들에게 확실성을 부여하고, 슬픔을 헤쳐나가는 가족들에게 선택과 존엄을 통한 안도감을 줄 수 있도록 테리토리 주민의 권리와 자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법안을 둘러싼 논쟁도 뜨거웠다. CLP 소속 백벤처 의원인 탄질 라만 박사는 자신의 당이 제출한 법안의 일부 조항이 의회 조사 보고서의 권고안과 어긋난다며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라만 박사는 지난해 10월 의회 조사 보고서를 직접 이끈 인물로, 이번 법안에 포함된 두 가지 조항에 문제를 제기했다. 첫 번째는 VAD 접근 자격을 여명이 12개월 이하인 환자로 제한하는 조항이고, 두 번째는 의료 전문가가 먼저 VAD에 대해 환자에게 말을 꺼내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함구 조항(gag clause)'이다. 두 조항 모두 라만 박사가 이끈 의회 조사 보고서의 권고 내용에 반하는 것이다. 그러나 라만 박사의 수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화요일 기준으로 수정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의원은 6명에 불과했다. 야당 대표인 셀레나 우이보도 라만 박사와 유사한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이지만, 노동당 의원 중 몇 명이 이를 지지할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법안이 이날 원안대로 통과되면, 노던 테리토리의 말기 환자들은 조만간 합법적으로 자발적 조력 사망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호주는 모든 주와 준주에서 VAD가 법적으로 허용되는 나라가 된다. 1997년 연방 정부의 개입으로 시작된 약 30년간의 공백이 마침내 마무리되는 셈이다.

10일 전 96 0
방사선 암세포 사멸 효과 높이는 뇌종양 연구 주목
방사선 암세포 사멸 효과 높이는 뇌종양 연구 주목

뇌암은 어린이 사망 원인 중 단일 질환으로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35년간 생존율이 거의 개선되지 않은 난치성 질환이다. 현재 뇌암 환자 10명 중 2명만이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애들레이드 대학교 연구팀이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근본적으로 높이는 새로운 접근법을 연구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연구를 이끄는 생물물리학 교수 이반 켐프슨은 방사선이 암세포와 정상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분자·미시적 수준에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뇌암 환자 가족들에게 치료 발전은 시급한 과제"라며 "생존율은 지난 35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고,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는 10명 중 2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분자·미시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뇌암 치료의 다음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 목표는 방사선이 암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사멸하는 동시에 주변 건강한 조직과 인체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수준의 정밀도로 방사선에 의한 DNA 손상을 측정할 수 있는 특수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켐프슨 교수는 "환자들이 더 높은 생존율과 치료 이후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방사선 치료 기술 자체는 수십 년에 걸쳐 크게 발전해 왔지만, 뇌암의 경우 다른 악성 종양에 비해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연구팀이 이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다. 켐프슨 교수는 "다른 암에서는 방사선 치료의 발전이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졌지만, 뇌암에서는 그런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는 뇌종양 환자 출신의 학부생 심란 싱도 참여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그는 12세에 처음 뇌종양 진단을 받았으며, 뇌 수술 후 6개월간 차도를 보였다. 이후 어지럼증과 뇌전증 진단을 받고 매년 MRI 검사를 받아왔다. 그러나 고등학교 12학년이던 17세에 종양이 재발하고 확산됐으며, 의료진은 뇌의 여러 부위에 걸쳐 희귀한 형태의 뇌종양인 신경세포종이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호주 의료진은 양성자 빔 치료를 권고했지만, 당시 호주에서는 해당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이에 그는 가족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까지 건너가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는 당시를 "자신과 가족 모두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과학 학부생으로 재학 중인 그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치료법을 연구하는 팀에 합류해 연구 현장을 직접 관찰하고 있다. 연구팀은 마크 휴즈 재단 뇌암 연구센터가 새롭게 마련한 국가 이니셔티브에서 첫 번째로 연구비를 배정받은 팀으로, 총 24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았다. 이 이니셔티브는 뇌암 및 뇌종양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을 빠르게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이번 애들레이드 연구팀의 선정은 해당 분야에서 연구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뇌암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10일 전 89 0
노인 요양 시설 입소자의 병원 입원 줄이기, 의료계 '윈윈' 효과
노인 요양 시설 입소자의 병원 입원 줄이기, 의료계 '윈윈' 효과

NSW 남부 해안의 한 노인 요양 시설에 거주하는 A씨는 봉와직염(cellulitis) 진단을 받았지만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됐다. 낯선 환경에 극도로 불안을 느끼는 A씨를 위해 전문 의료팀이 직접 시설을 찾아왔고, 나흘에 걸쳐 항생제 투여와 임상 검토가 이뤄졌다. A씨는 익숙한 공간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 치료를 마칠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일라와라-쇼얼헤이번 지역보건구(Illawarra Shoalhaven Local Health District)가 운영하는 노인 요양 외래 서비스(Aged Care Outreach Service, ACOS)의 전형적인 활동 방식을 보여준다. ACOS는 노인의학 전문의, 간호사, 임상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요양 시설을 직접 방문해 정맥 항생제 및 수액 투여, 약물 검토 등 병원에서 받아야 할 치료를 시설 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ACOS는 2023년 7월 일라와라 지역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2025년 9월에는 일라와라-쇼얼헤이번 전 지역으로 확대됐다. 최근 공개된 통계에 따르면 2025~26 회계연도 한 해 동안 총 2,502건의 의뢰가 접수됐고, 이 중 2,393명, 즉 95.6%가 응급실(ED) 방문 없이 시설 내에서 치료를 마쳤다. 또한 6월 이후로는 응급실에서 이미 내원한 124명의 노인 환자를 지원해 입원 대신 요양 시설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ACOS 공동 책임자이자 노인의학 전문의인 존 맥켄지(John McKenzie) 박사는 허약한 노인 환자에게 병원이 반드시 안전한 공간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노인의학 전문의로서 저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 병원이 허약한 고령 환자에게 안전한 곳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합니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밝은 조명과 소음이 가득한 낯선 환경이 인지적으로 취약한 분들에게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조용하고 친숙한 환경에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나은 선택입니다." 요양 시설 운영사 워리갈(Warrigal)의 최고경영자 제니 허친스(Jenni Hutchins)도 이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그는 "전문 의료 서비스를 요양 시설 안으로 가져오면 입소자들이 익숙한 환경에 머물 수 있다"며 A씨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병원이라는 낯선 공간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A씨에게 시설 내 치료는 신체적 회복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서비스는 과부하 상태에 놓인 지역 응급실 수요를 줄이는 데도 실질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보건정보국(Bureau of Health Information)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 울릉공, 셸하버, 쇼얼헤이번, 밀턴 울라둘라 병원의 응급실을 합산한 내원 건수는 4만 2,687건에 달했다. 이 중 울릉공 병원이 1만 8,20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간 대기 시간은 4시간 48분이었다. 쇼얼헤이번 병원도 1만 459건을 기록했고, 절반에도 못 미치는 환자만이 제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응급실 과부하 문제와 함께, 요양 시설 입소를 기다리며 병원에 머무는 고령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3월까지 1년 사이 일라와라-쇼얼헤이번 지역 병원에서 요양 시설 배정을 기다리는 환자 수는 101명에서 129명으로 늘었다. 맥켄지 박사는 "병원 퇴원 지연과 병상 부족 문제는 단순히 수요와 내원 건수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ACOS가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 서비스가 병원 치료를 막는 장벽이 아니라 하나의 대안임을 분명히 했다. "저희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서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하거나 원할 때는 언제든 병원에 갈 수 있습니다. 저희는 지역사회에서 고령자들이 사는 곳에서 그들을 지원하기 위해 뻗은 또 하나의 손입니다." 30년간 호주와 영국에서 노인의학을 전공해온 맥켄지 박사는 고령 환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좋은 노인 의료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저는 일하는 동안 그분들만큼 나이 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들이 원하는 것, 살아온 경험에 대해 항상 귀를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결코 가질 수 없는 삶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맥켄지 박사는 앞으로 이 모델을 요양 시설 입소자를 넘어, 자택에서 생활하는 허약한 고령자에게까지 확대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그것이 우리 지역 사회에 있어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11일 전 176 0
'경제적 질식': 미국, 이란 고립 위해 대규모 새 제재 캠페인 발표
'경제적 질식': 미국, 이란 고립 위해 대규모 새 제재 캠페인 발표

미국이 이란을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시키기 위한 대규모 제재 캠페인을 공식 발표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 정권에 대한 '경제적 질식'을 목표로 2차 제재 위협을 대폭 확대하고, 이 캠페인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에 대해서도 심각한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센트 장관은 이번 발표에 앞서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D-데이'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 앞에서 "전 세계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테헤란이 홀로 설 때까지 이 독재 정권을 지탱하는 모든 경제적 생명줄을 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이를 책임지게 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이 정권에 대한 경제적 질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는 이란 외에 구체적인 국가명이나 시행 일정은 명시되지 않았다. 이번 제재 확대 조치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지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에 나왔다. 현재 전선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으며, 평화 협상도 중단된 상황이다. 이란은 핵심 해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대부분의 통행을 차단하고 있다.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인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량은 전쟁 전 하루 200만 배럴에서 8월 중순 기준 40만 배럴로 급감한 것으로 해운 추적 기관 클레플러(Kpler)의 자료에서 확인됐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확대 제재가 이란의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분야를 겨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란의 석유 수익 창출, 무기 조달, 사이버 작전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60개 개인·기업·선박에 대한 신규 제재도 발표됐다. 제재 대상에는 아랍에미리트, 홍콩, 중국, 싱가포르, 유럽 등 전 세계에 걸친 기관들이 포함됐다. 베센트 장관은 "이란을 대신해 자금 세탁을 돕는 모든 기관은 미국 달러 시스템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중국 은행들도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 제재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고 답했다. 반면 이란 측은 추가 제재 위협에 대해 일축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란 경제부 장관 알리 마다니자데는 "우리는 이 계획들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으며,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2년 계획을 갖추고 있었다"며 경제 전선에서 미국이 또 다른 패배를 맛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란 외무부 차관 카젬 가리바바디도 미국의 최신 위협이 군사적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목표를 달성했다면 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 침공'이 필요하냐고 반문했다. 이란은 수십 년에 걸친 강력한 국제 제재를 버텨온 전례가 있다. 전쟁 이전에도 이란은 주로 중국에 하루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으며, 복잡한 국제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제재를 우회해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거래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각국 정상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제재 발표에는 미국 교육 시스템과 관련된 이란과의 결제에 대한 제재 면제 조항도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이란 유학생 등 교육 분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재 외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 아심 무니르는 이 분쟁의 핵심 중재자로서 월요일 이란을 방문해 이란 대통령, 수석 협상가, 최고 국가안보기구 수장을 각각 별도로 만났다. 파키스탄은 4월 휴전 협정 체결에 기여한 주요 중재국이자 이란의 주요 교역국이기도 해, 새로운 제재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오만 외무장관도 화요일 이란을 방문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 규제에 관한 합의를 모색할 예정이었다. 이란 내 일반 시민들에게 이번 교착 상태는 수년간의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이어 더 큰 경제적 고통을 안겨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12월과 1월에는 치솟는 물가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의 도화선이 되기도 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32세 약사 사라 하산베이기는 "사람들이 이 상황을 더 이상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란 내부에서도 온건파와 강경파 간의 긴장이 감지된다. 상대적 온건파로 평가받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주 "우리가 유리한 위치에 있는 지금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강경파 인사들을 주요 안보 직책에 임명하며 다른 방향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11일 전 80 0
마켓플레이스 판매, 언제부터 세금 신고 대상이 될까
마켓플레이스 판매, 언제부터 세금 신고 대상이 될까

이베이,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디팝(Depop), 빈티드(Vinted)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집에서 쓰지 않는 물건을 손쉽게 팔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일부 플랫폼은 판매 수수료를 없애거나 대폭 낮추면서 이용자가 더욱 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번 돈을 호주 국세청(ATO)에 신고해야 하는지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핵심은 세금 신고 의무를 발생시키는 최소 판매 금액 기준이 호주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얼마를 팔았든 상관없이 활동의 성격에 따라 세금 의무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소액이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오해일 수 있다. ATO는 온라인 거래 내역을 다양한 경로로 파악하고 있다. 이베이와 아마존은 연간 총 판매액이 1만 2,000호주달러 이상인 판매자의 거래 데이터를 ATO에 제공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또한 ATO는 매년 6억 건 이상의 거래 내역을 민간 및 공공 출처로부터 수집해 납세자 정보와 대조한다. 스트라이프(Stripe)나 스퀘어(Square) 같은 카드 결제 시스템을 통한 거래도 추적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은행에 정보를 요청하거나 보험사를 통해 자동차, 보트, 미술품 등 '라이프스타일 자산'을 기반으로 설명되지 않는 재산을 파악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가 단순 취미이고, 어떤 경우가 사업으로 분류될까. 예를 들어 250달러에 구입했지만 한 번만 입고 마음에 들지 않아 100달러에 판매한 옷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실질적으로는 150달러 손해를 본 것이다. ATO는 이처럼 간헐적이고 소액이며 대체로 손실이 발생하는 개인적 성격의 활동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런 활동은 '취미'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으며, 세금 고지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일부 활동은 신고가 필요할 수 있고,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할 기록을 보관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중고 옷 몇 벌을 파는 것에서 나아가 친구, 가족, 중고 가게에서 빈티지 의류를 구입해 마진을 붙여 반복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익을 목적으로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활동은 ATO가 '사업'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사업으로 분류되는 주요 기준은 활동의 반복성과 지속성이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정기적으로 구입해 되파는 행위가 대표적인 예다. 또한 얼마나 체계적으로 운영하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다. 기록을 꼼꼼히 관리하는지, 가족과 지인을 넘어 광고를 하는지 등이 모두 고려 대상이 된다. 판매 금액 자체가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연간 1만 2,000달러 이상을 판매하면 ATO의 레이더에 포착되고 활동에 대한 소명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업으로 판단될 경우 소득을 신고하고 허용된 비용을 공제한 뒤 순사업소득에 대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또한 호주사업자번호(ABN) 취득 여부나 상품서비스세(GST) 등록 필요성도 검토해야 한다. 한편 온라인 판매가 간헐적이더라도 고가 물품이 포함된 경우에는 ATO가 더 주목할 수 있다. 원래 500달러 이상에 구입한 보석류나 1만 달러 이상에 구입한 개인 물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러한 고가 물품을 구입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아 이익이 발생했다면 그 차익은 과세 대상이 된다. 반대로 손실이 발생한 경우에는 세법상 손실 처리 방식에 제한이 있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 결국 자신의 온라인 판매 활동이 취미인지, 고가 자산 처분인지, 아니면 사업에 해당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등록된 세무사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세금 추징이나 가산세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11일 전 166 0
호주 다이어트 약물 열풍의 어두운 이면
호주 다이어트 약물 열풍의 어두운 이면

호주에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공식 의료 체계 밖에서 약물을 구하는 사례도 함께 늘고 있어 보건 당국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퀸즐랜드 중부 바줄에 거주하는 A씨(48)는 갱년기 이후 체중이 늘자 살을 빼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호주 주치의에게 비만 치료제를 처방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그는 고국인 태국을 방문하는 동안 방콕 외곽의 뷰티 클리닉에서 '마운자로(Mounjaro)'라는 브랜드의 주사제를 구입해 호주로 들여왔다. 그러나 약물을 사용하기 시작한 뒤 A씨는 운전 중 집중력이 떨어지고, 수면 장애를 겪으며, 평소와 다른 자신을 느꼈다고 말했다. 자녀들도 어머니의 변화를 알아챌 정도였다. 호주에서 GLP-1 계열 약물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BMI 27~30 사이이면서 체중 관련 건강 문제가 하나 이상 있는 성인에게 만성 체중 관리 목적으로 처방된다. 반면 태국의 뷰티 클리닉은 대부분 의사의 감독 하에 운영되지만, GLP-1 처방을 위한 심사 과정이 호주 주치의의 평가보다 덜 엄격한 경우가 많다. 당뇨병이 없거나 정상 체중 범위에 있는 고객에게도 처방이 이뤄지기도 한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 연구진이 2025년 11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호주인 1,000명 중 18명, 즉 전체 인구의 약 2%가 현재 GLP-1 계열 약물을 정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다. GLP-1 약물의 총 판매량은 2020년 5월 약 5만 8,000건에서 2025년 4월 50만 건으로 급증했다. 다만 2022년 말부터 2024년 초까지는 약품 부족으로 판매량이 약 80% 감소하는 혼란도 있었다. 또한 비보조 민간 처방 비율이 2025년 4월 기준 43.8%에 달했으며, 월 최대 600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하는 소비자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합법적인 수요가 급증하는 동시에, 비공식 경로를 통한 약물 유통도 확산되고 있다. 호주 내 태국 커뮤니티 페이스북 그룹에서는 처방전 없이 GLP-1 주사제를 판매하는 게시물이 공공연하게 올라오고 있다. 멜버른에 거주하는 한 판매자는 태국 우돈타니의 뷰티 클리닉에서 공급받은 마운자로 5mg 바이알을 750달러에 판매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호주 약국에서 처방전을 통해 구입할 경우 375~415달러 수준인 것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치료용품청(TGA)은 "적절한 허가와 신고 없이 GLP-1 약물이나 펩타이드 제품을 상업적 목적으로 호주에 수입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를 포함한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호주에서 처방전 의약품으로 분류되며, 반드시 자격을 갖춘 의료 전문가의 감독 하에 사용해야 한다고 당국은 강조했다. TGA는 올해 3월 수입 제품 검사에서 GLP-1 또는 GLP-1 유사체 성분이 포함됐다고 표기된 여러 제품에 실제로는 해당 성분이 전혀 없는 것을 확인했다. 당국은 소비자들에게 소셜미디어나 기타 디지털 플랫폼이 아닌 호주 등록 약국에서 처방 의약품을 구입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이달 초에는 NSW 경찰의 협조를 받아 NSW 주 두 곳의 부동산에서 12만 달러 이상 상당의 미승인 펩타이드 및 동화 스테로이드 제품을 압수했다. 해당 제품들은 소셜미디어와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된 제품 중에는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라는 이름이 붙은 것도 있었다. 빅토리아주 질롱의 한 태국 식료품점에서도 레타트루타이드가 10mg 바이알에 300달러로 판매되고 있었으며, 판매자는 이 주사제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고 다른 GLP-1 약물과 유사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레타트루타이드는 오젬픽(Ozempic)이나 위고비(Wegovy) 같은 승인된 GLP-1 약물과는 다른 물질로, 식욕과 대사에 관여하는 세 가지 호르몬 경로에 작용하는 실험적 약물이다. 호주에서는 의약품으로 판매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다. 빅토리아주 보건부는 올해 1월 이후 레타트루타이드 표기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 사이에서 급성 간 손상 사례 6건이 보고됐다고 밝혔으며, 조사가 진행 중이다. 멜버른 동부 크로이든 사우스에 거주하는 B씨도 A씨와 마찬가지로 방콕 외곽의 뷰티 클리닉에서 GLP-1 주사제를 구입했다. 호주에서 15년째 살고 있는 B씨는 친구들이 소셜미디어에 체중 감량 경험을 올리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멜버른대학교 심리학과 트레버 스튜어드 부교수는 GLP-1 약물을 어떻게 구하느냐의 문제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이 약물이 어떻게 소개되고 이해되는지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GLP-1 약물이 폭식 장애 환자의 신경생물학적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스튜어드 부교수는 소셜미디어가 GLP-1 약물을 특정 체형이나 체중을 달성하기 위한 지름길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개인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관한 문제이며, 반드시 의사가 참여한 상태에서 전체적인 관점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료를 중단했을 때 폭식 장애 환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GLP-1 약물이 심각한 의약품인 만큼, 반드시 의료 전문가의 감독 하에 사용해야 하며 비공식 경로를 통한 구입은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2일 전 29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