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레인저 사진 한 장이 불러온 온라인 인종차별 폭풍…연방 조사위 청문회 열려 | 호주나라
원주민 레인저 사진 한 장이 불러온 온라인 인종차별 폭풍…연방 조사위 청문회 열려
약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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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호바트에서 열린 연방 정부 인종차별 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원주민 레인저들이 원주민 깃발 앞에 서 있는 사진 한 장이 소셜미디어에 게시되자마자 혐오 댓글이 폭발적으로 쏟아졌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p> <p>태즈메이니아 지역 원주민 공동체 연합(TRACA)의 닉 캐머런 대표는 청문회에 출석해 해당 사진에 달린 댓글들을 직접 소개했다. "왜 호주 국기 뒤에 서지 않고 원주민 깃발 뒤에 서 있느냐"는 식의 비난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댓글 공세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결국 페이지 관리자들이 댓글 기능 자체를 비활성화해야 했다고 그는 전했다.</p> <p>캐머런 대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호주 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한 인종차별의 단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 사회에서 문화 전쟁이 상당한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며 "이것이 온라인,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이 더욱 악의적이고 분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7개 회원 단체로 구성된 TRACA는 2023년 원주민 의회 자문기구(Voice to Parliament) 국민투표가 부결된 이후 인종차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보고하고 있다.</p> <p>캐머런 대표는 또한 태즈메이니아에서 원주민이 사실상 멸종했다는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역 사회의 다수, 특히 나이 든 세대는 피부색이나 혈통 비율 때문에 원주민이 존재하지 않거나 그 존재가 미약하다는 강한 편견을 갖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인식이 원주민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정체성 부정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차별로 작용한다는 것이다.</p> <p>팔라와(Palawa) 원로인 로드니 딜런은 자신이 직접 겪은 사례를 증언했다. 그는 원주민 의회 자문기구 찬성 캠페인 행사에 참석했을 때 차량이 지나가며 극도로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온라인을 넘어 현실 공간에서도 인종차별적 폭력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랐다.</p> <p>한편 태즈메이니아 원주민 센터의 날라 만셀은 인종차별이 온라인 욕설이나 원주민 정체성 부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심각한 인종차별은 다른 어떤 집단에도 용납되지 않을 방식으로 원주민에 대한 권력을 계속 행사하는 정부로부터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제도적 차원의 인종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p> <p>이번 청문회는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섬 주민들을 향한 인종차별, 혐오, 폭력을 조사하는 연방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 절차의 일환으로 호바트에서 진행됐다. 청문회에는 TRACA와 태즈메이니아 원주민 센터 외에도 호주 의료 종사자 규제 기관(AHPRA), 태즈메이니아 주 정부 부처 관계자들, 그리고 인종차별을 직접 경험한 원주민 개인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p> <p>캐머런 대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차원의 대응도 촉구했다. 그는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가 원주민을 향한 혐오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과 제재를 강화해야 하며, 정치인들도 원주민 인종차별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공개 비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플랫폼 기업과 정치권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p> <p>조사위원회는 호바트 청문회에 이어 멜버른에서도 청문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멜버른 청문회에는 전국 스포츠 연맹, SBS·NITV·ABC 등 미디어 기관, 그리고 저명한 원주민 미디어 인사들이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어서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가 계속될 전망이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