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 공정근로위원회(Fair Work Commission)가 음식·음료·식료품 배달 기사를 포함한 긱 노동자를 대상으로 최저 임금 기준과 각종 보호 조치를 담은 새로운 최저기준명령(Minimum Standards Order)을 발표했다. 이 기준은 오는 8월 17일부터 효력을 발휘한다.</p> <p>새 기준에 따르면, 주문 수락부터 배달 완료까지의 '종사 시간(engaged time)' 동안 배달 기사에게 최저 시급이 보장된다. 구체적으로 자전거 또는 전동 자전거를 이용하는 경우 시간당 31.30달러, 오토바이는 31.80달러, 자동차는 32달러가 적용된다. 이른바 '수익 하한선(earnings floor)'으로 불리는 이 제도는 최대 21일 단위로 총 수익을 산정해, 해당 기간 동안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경우 플랫폼이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p> <p>이번 기준은 우버이츠(Uber Eats), 도어대시(DoorDash)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음식·음료·주류 또는 슈퍼마켓 식료품을 배달하는 '직원 유사 노동자(employee-like workers)'에게 적용된다. 호주 전역에서 수십만 명의 배달 기사가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p> <p>임금 보장 외에도 새 기준은 산재 보험 의무화를 명시하고 있다. 배달 기사는 자신이 사용하는 차량에 대해 의무 제3자 보험에 가입하고 유지해야 하며, 배달 목적으로 차량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보험사에 고지해야 한다. 한편 플랫폼 운영사는 자체 비용으로 배달 기사를 위한 개인 상해 보험을 별도로 가입·유지해야 한다. 기존에는 배달 기사 대부분이 독립 계약자로 분류돼 이러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p> <p>또한 새 기준에는 명확한 분쟁 해결 절차와 함께 배달 기사가 무급 휴식을 취할 권리도 포함됐다. 이는 그동안 플랫폼 경제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노동자들의 권익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조치로 평가된다.</p> <p>운수노동자조합(Transport Workers' Union, TWU)은 이번 기준 마련을 수년간의 캠페인 끝에 이뤄낸 성과로 평가했다. TWU는 2024년 우버이츠, 도어대시와 함께 공동으로 최저기준명령을 신청한 바 있다. TWU 전국 사무총장 마이클 케인(Michael Kaine)은 이번 기준을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이라고 표현하며, "수년간의 캠페인 끝에 호주의 긱 노동자들이 삶을 바꿀 새로운 권리와 보호를 쟁취하는 모습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p> <p>고용·노사관계부 장관 아만다 리시워스(Amanda Rishworth)도 이번 명령이 노동자 보호를 강화하는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음식·배달 노동자들이 유연성을 포기하지 않고도 더 공정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p> <p>플랫폼 기업들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도어대시 아시아태평양·중앙아시아·중동 지역 공공정책 책임자 매기 로이드(Maggie Lloyd)는 이번 변화를 호주 온디맨드 경제의 "결정적 순간"이라고 표현하며, "강력한 노동자 보호와 배달 기사들이 중시하는 유연성이 함께 실현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우버이츠 호주·뉴질랜드 대표 에드 키친(Ed Kitchen)도 "업계 최초의 이 프레임워크를 함께 만들어낸 것이 자랑스럽다"며 "긱 노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밝혔다.</p> <p>앞서 2023년 우버는 긱 경제 개혁이 "대규모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도어대시 역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음식 배달 가격이 세 배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이후 이러한 입장을 철회하고 TWU와 협력해 새 기준 마련에 동참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