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주거비 부담에는 대출 금리와 가계소득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매수자가 체감하는 부담까지 같은 속도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먼저 주택시장 조정을 겪은 뉴질랜드와 캐나다의 최근 자료에서도 부담 완화의 속도와 지속성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br><br>부동산 분석업체 코탈리티(Cotality)가 10월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호주 전국 주택 가치는 9월 한 달간 1.1% 하락하며 여섯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고, 올해 3월 고점보다 5.2% 낮아졌다. 시드니와 멜버른이 각각 한 달간 1.4%, 0.7% 떨어진 가운데 주요 도시 중에서는 다윈만 상승했다.<br><br>주요 도시의 전체 매물이 1년 전보다 23.1% 증가하면서 매수자의 선택지는 넓어졌으며, 판매까지 걸리는 기간의 중간값도 23일에서 39일로 길어졌다. 코탈리티는 금리와 생활비 상승, 구매력 제약, 소비심리 약화를 시장 위축의 배경으로 꼽았다. 매물이 쌓여도 이를 살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br><br>뉴질랜드에서는 집값 약세에 대출 금리 하락과 가계소득 증가가 더해지면서 부담이 낮아졌다. 코탈리티가 8월 19일 발표한 자료에서 올해 2분기 주택 가치의 가계소득 대비 배율은 6.7배로, 2021년 말 고점인 9.8배에서 내려왔다. 신규 대출 상환에 필요한 금액도 세전 가계소득의 40%로 낮아져 장기 평균인 42%를 밑돌았다.<br><br>다만 같은 보고서에서 집값의 20%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모으는 데 필요한 기간은 8.9년으로 나타나, 첫 주택 구매의 문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역별로도 오클랜드와 웰링턴 등에서는 부담 완화가 뚜렷했던 반면, 집값이 상대적으로 잘 버틴 크라이스트처치와 더니든에서는 개선 폭이 작았다.<br><br>캐나다는 부담 완화 속도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캐나다왕립은행(RBC)의 9월 28일 분석에서는 집값과 금리가 대체로 안정된 가운데 소득 증가가 부담 완화를 이끌었으나, 올해 2분기 전국 주택 소유비용 지표는 가계소득의 52.8%로 전 분기보다 0.4%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RBC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앞으로 주택 소유비용을 다시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br><br>뉴질랜드의 대출 상환 부담과 캐나다의 주택 소유비용은 측정 범위가 다른 지표인 만큼, 두 비율을 직접 비교해 어느 나라가 더 저렴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각국에서 부담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읽는 데 의미가 있다.<br><br>호주의 임차인에게도 집값 하락이 곧바로 임대료 인하로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다. 코탈리티의 9월 자료에서 전국 임대료는 1년 전보다 5.5% 높았으며, 공실률은 2.0%로 올랐지만 코로나19 이전 10년 평균인 3.3%에는 못 미쳤다.<br><br>세 나라의 흐름은 주거비 부담을 집값 하나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호주에서도 가격 조정이 실제 내 집 마련의 기회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대출 비용과 소득, 지역별 주택 공급 여건에 달려 있다.</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