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 농촌 지역의 의사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퀸즐랜드 중부의 소도시 에메랄드에서 수십 년간 일반의로 일해 온 이원 맥피 박사는 초창기 시절을 "짜릿하면서도 극도로 지쳐 있던 시간"으로 기억한다. 그는 "사흘 동안 한숨도 못 잔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혼자서 지역 전체의 의료를 감당해야 했던 그에게 전환점이 된 것은 2012년 지역사회 소유의 '슈퍼 클리닉' 개원이었다.</p> <p>맥피 박사는 "일반의의 업무 부담은 수십 년에 걸쳐 크게 늘었다"며 "이제는 기침이나 감기 같은 단순 질환이 아니라 만성질환 관리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 소유 모델은 젊은 수련의를 유치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실제로 이 클리닉은 수련의 교육에 집중하는 한편, 지역 주민과 간호사들에게도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p> <p>퀸즐랜드 북서부 클론커리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호주 왕립 일반의 대학(RACGP) 농촌 부문 의장인 마이클 클레멘츠 박사는 과거 이 지역 의원이 단 한 명의 의사가 병원과 일반 진료를 동시에 맡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원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퀸즐랜드 보건부 및 관련 기관들과 협약을 맺어 수련의들이 이 외딴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p> <p>클레멘츠 박사는 "의사들은 퀸즐랜드 보건부 소속으로 급여와 각종 수당을 받으면서도 지역사회가 민간으로 운영하는 일반의원에서 진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구조에서 메디케어 진료비 수입은 다시 퀸즐랜드 보건부로 환원된다. 또한 클론커리 지방의회는 직원들의 숙소와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는 데 협력해 의원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p> <p>클레멘츠 박사는 농촌 지역 의원의 성패가 세 단계 정부, 즉 연방·주·지방 정부가 임대료, 병원 인력 공유, 메디케어 면제 등을 얼마나 잘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 정부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국가 보건 개혁 협약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하며, 메디케어를 임의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p> <p>한편 퀸즐랜드 중부의 소도시 클레어몬트는 올해 1월 상주 일반의가 없는 상태에 놓이면서 지역 주민뿐 아니라 인근 농업 종사자와 광산 출퇴근 노동자들까지 의료 공백에 시달렸다. 지역 단체 '클레어몬트포닥터스'의 존 버넷 씨는 주민들이 200킬로미터를 달려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의사가 바빠서 못 본다"는 말을 듣고 돌아오는 일이 반복됐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일 다시 오지 말고 아스피린이나 먹고 버텨야겠다'고 포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p> <p>이에 왕립 비행 의사 서비스(RFDS)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섰다. RFDS는 클레어몬트 병원 내에 1차 의료 클리닉을 열고 내년 초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RFDS 임상 서비스 최고운영책임자 돔 테이트는 "담당 의사가 4주 단위로 순환 근무하지만, 매번 같은 의사가 오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의사와 지속적인 관계를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치의와의 지속적인 진료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p> <p>버넷 씨는 1886년에도 클레어몬트 지역사회가 보건 당국이 아닌 스스로 나서 의사를 유치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지역 주민들이 현재 가치로 약 15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시해 의사를 불러들였다는 것이다. 그는 지속 가능한 의료 환경이 젊은 가족을 유치하고 고령 주민을 지역에 붙잡아 두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p> <p>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RACGP와 호주 농촌·오지 의학 대학(ACRRM)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의대 졸업생의 약 33%가 일반의 또는 농촌 전문의 수련 과정을 선택하고 있다. 클레멘츠 박사는 "이제 일반의 수련 과정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경쟁이 될 정도"라며 "좋은 평판을 가진 제대로 된 의원이 있는 농촌 지역이라면 충분히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