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 주택 시장의 하락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 기업 Cotality(구 CoreLogic)의 일별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2026년 7월 17일로 끝난 주간에 5대 도시 합산 기준으로 주택 가격이 0.3% 하락했다. 당시까지는 퍼스를 제외한 주요 도시 모두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었다.</p> <p>그러나 하락의 범위는 이후 더욱 넓어졌다. 7월 22일로 끝난 주간에는 퍼스마저 0.1% 하락하며 다른 주요 도시들과 함께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 이로써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시작된 가격 조정이 브리즈번, 애들레이드를 거쳐 퍼스까지 전국 모든 주요 도시로 번진 셈이다. 7월 24일로 끝난 주간에도 5대 도시 합산 지수는 0.2% 추가 하락하며 하락세가 이어졌다.</p> <p>월간 기준으로도 상황은 심각하다. Cotality의 전국 주택 가격 지수는 6월에 0.4% 하락했는데, 이는 2022년 12월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이자 세 달 연속 하락이다. 6월 분기 전체로는 주요 도시 합산 기준 1.3% 하락을 기록했다. 전국 지수는 3월 고점 대비 이미 0.7% 아래로 내려앉은 상태다.</p> <p>도시별로 보면 시드니와 멜버른이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7월 첫 24일 동안 5대 도시 합산 가격은 0.6% 하락했으며, 이 기간 퍼스만이 0.25% 상승을 기록했다. 최근 고점 대비 누적 하락폭을 보면 5대 도시 합산 기준 2.0%에 달하며, 시드니와 멜버른은 각각 약 5%에 가까운 하락을 기록 중이다. 반면 브리즈번, 애들레이드, 퍼스는 아직 조정 초기 단계에 있다.</p> <p>이번 하락세의 배경에는 호주중앙은행(RBA)의 연속 금리 인상이 자리하고 있다. RBA는 2026년 2월, 3월, 5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 기준금리는 4.35%에 달한다. 이후 6월 회의에서는 동결을 결정했으며,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첫 금리 인하 시점을 2027년 중반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 인상의 여파로 평균 소득 단독 구매자의 최대 대출 가능액은 올해 초 대비 약 3만 6천 달러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p> <p>여기에 연방 예산의 세제 변경이 시장 심리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2026~27년 연방 예산에서 발표된 네거티브 기어링 및 양도소득세(CGT) 제도 변경이 법제화됐다. 2027년 7월 1일부터 네거티브 기어링은 원칙적으로 신규 주택에만 적용되며, 기존 투자 부동산에 적용되던 50% CGT 할인도 폐지된다. 이 같은 변화는 투자자들의 기존 주택 매입 유인을 크게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p> <p>매수 심리 위축은 경매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7월 첫 3주간 주요 도시 경매 낙찰률은 47%에 그쳤으며, 이는 6월의 46%와 비슷한 수준이다. 낙찰률이 50% 아래에 머문 것은 5월 말 이후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또한 주요 도시 주택 거래량은 1년 전보다 16.2% 감소했다.</p> <p>반면 매물은 빠르게 늘고 있다. 주요 도시 전체의 매물 건수는 1년 전 같은 시기 대비 18.4% 증가했다. 특히 브리즈번(+27.4%), 퍼스(+22.3%), 애들레이드(+21.6%)에서 매물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퍼스의 경우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자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는 것으로 분석된다.</p> <p>경매 대신 일반 매매를 선택하는 매도자도 늘고 있다. Cotality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신규 매물 중 경매 비중은 2025년 11월 약 45%에서 2026년 6월 30% 초반대로 급감했다. 시드니와 멜버른이 이 같은 추세를 주도하고 있다.</p> <p>주요 은행들도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ANZ, 웨스트팩 IQ, CBA 모두 2026년 주택 가격 성장 전망치를 낮췄으며, 웨스트팩 IQ는 2026년 전체 주요 도시 평균 가격이 보합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RBA 목표 범위인 2~3%를 웃도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은 당분간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