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꿈 대신 13만 달러짜리 타이니 하우스…호주에서 확산되는 소형 주택 열풍 | 호주나라
내 집 마련 꿈 대신 13만 달러짜리 타이니 하우스…호주에서 확산되는 소형 주택 열풍
약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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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넓은 마당과 하얀 울타리가 있는 집은 오랫동안 호주에서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30년 모기지가 100만 달러에 육박하는 현실 속에서, 이 '호주의 꿈'을 포기하고 전혀 다른 선택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바로 타이니 하우스, 즉 소형 이동식 주택이다.</p> <p>빅토리아주 북동부에 거주하는 리지 빌레스타스 씨는 3년 넘게 길이 8미터, 폭 2.5미터, 면적 20제곱미터의 타이니 하우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호주통계청에 따르면 2021~22년 기준 호주 신규 주택의 평균 면적은 232.3제곱미터에 달한다. 빌레스타스 씨의 집은 그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크기지만, 주변 숲과 어우러지는 짙은 녹색과 목재 색상으로 꼼꼼하게 설계됐으며 서재 다락방, 욕조, 실내 벽난로까지 갖추고 있다.</p> <p>이 집은 빌레스타스 씨와 파트너 데이비드 멘헤넷 씨가 18개월에 걸쳐 직접 지은 것으로, 총 비용은 약 13만 달러였다. 홍콩에서 약 20년간 생활한 경험이 있는 멘헤넷 씨는 "대부분의 호주인이 평균적인 집 한 채를 소유하기 위해 30년짜리 100만 달러 모기지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타이니 하우스는 사실상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집은 바퀴 달린 구조물이어서 원하는 곳으로 이동도 가능하다.</p> <p>빌레스타스 씨는 "많은 사람들이 집의 크기로 성공을 측정하지만, 우리는 큰 집이 오히려 엄청난 빚과 끝없는 유지비를 동반하는 또 다른 함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홍콩의 작은 아파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그에게 타이니 하우스는 단순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니라 삶의 방식 자체다.</p> <p>재정적 자유를 원해 2년 전 타이니 하우스 생활을 시작한 대니엘 레스터 씨는 현재 자원봉사 단체인 호주 타이니 홈 협회(ATHA)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생활비 위기는 집주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는 임대 주택의 유지 관리 수준에도 영향을 준다"며 "타이니 하우스에 살면서 토지를 임차하는 방식은 기존 임대보다 훨씬 저렴하고, 내 생활 환경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p> <p>그러나 타이니 하우스 생활이 장밋빛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복잡한 규제 환경이다. 호주에는 타이니 하우스에 대한 공식적인 국가 정의 자체가 없다. 연방, 주, 지방 정부가 각각 다른 기준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이 정책들이 서로 겹치거나 상충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피스 대학교 명예교수 폴 버튼 씨는 타이니 하우스가 설계 방식에 따라 다르게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지면에 고정된 타이니 하우스는 소형 일반 주택으로 취급되지만, 바퀴 달린 이동식 타이니 하우스는 실질적으로 카라반과 다름에도 불구하고 많은 법률과 지방 조례에서 카라반으로 분류된다.</p> <p>NSW주의 경우, 집주인 가구 구성원이 거주하는 카라반 한 대는 의회 승인 없이 부지에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토지를 소유하지 않은 사람이 장기 거주하려면 일반적으로 개발 신청서와 구조 안전 관련 엔지니어링 인증서를 제출해야 한다. 한편 NSW주 셸하버 시의회는 지난 6월 임대용 타이니 하우스에 대해 개발 신청 절차를 면제하는 2년짜리 시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반면 베가 밸리 샤이어 의회는 2025년 무허가로 판단한 이동식 타이니 하우스에 철거 명령을 내렸고, 해당 소유주는 NSW 토지환경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버튼 교수는 지방의회의 접근 방식이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p> <p>금융 접근성도 또 다른 난관이다. 그레이트 이스케이프 파이낸스의 시니어 브로커 제이미 미첼 씨는 바퀴 달린 타이니 하우스는 주거용 건물로 분류되지 않아 주택 담보 대출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이니 하우스마다 건축 기준이 달라 대출 기관들이 담보로 인정하기를 꺼려왔다는 점도 문제다. 다만 최근에는 개인 대출 및 상업 대출 상품을 통한 타이니 하우스 금융 지원이 가능해지고 있으며, 개인 대출의 경우 최대 7년까지 상환 기간이 주어진다. 커먼웰스 은행도 지난해 조립식 주택에 대한 건설 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주요 은행 중 처음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p> <p>미첼 씨는 타이니 하우스 관련 금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3월 한 달 동안 역대 최고 거래액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고, 그 이후로도 매달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이혼 후 은퇴를 앞둔 중년 여성들이 주요 고객이었지만, 이제는 젊은 가족과 싱글 직장인들도 타이니 하우스를 영구 거주지로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p> <p>ATHA에 따르면 전문 업체가 제작한 이동식 타이니 하우스의 가격은 크기와 설계, 맞춤 제작 수준에 따라 8만 달러에서 17만 달러 이상까지 다양하다. 다만 버튼 교수는 타이니 하우스가 일반 주택과 달리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택 가격 상승의 핵심은 토지 가치이지 건물 자체가 아니다"라며 "이동식 타이니 하우스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치가 떨어지거나 기껏해야 현상 유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p> <p>그럼에도 타이니 하우스를 선택하는 이들은 단순한 경제적 이유를 넘어 삶의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빌레스타스 씨는 "주택 위기가 만들어낸 압박 속에서 대안적 삶을 선택하는 커뮤니티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미래 세대에게 집을 소유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