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 지방 곳곳에서 지역사회의 중심 역할을 해온 민간 위탁 우체국(Licensed Post Office, LPO)들이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운영자 고령화, 수익 감소, 인력 부족이 겹치면서 지방 소도시 주민들은 가장 가까운 우체국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한 상원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p> <p>호주 우정청(Australia Post) 소매망은 약 3분의 2가 LPO로 구성돼 있으며, 전국에 약 2,900개가 운영되고 있다. LPO는 호주 우정청이 직접 운영하는 일반 우체국과 달리, 개인 사업자가 면허를 취득해 독립 매장 또는 다른 사업체와 함께 운영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호주 우정청이 상원 조사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PO 운영자의 38%가 60세 이상 고령자이며, 주요 도시 외 지역 운영자의 39%가 향후 3년 내 사업을 그만둘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p> <p>남호주 남동부의 소도시 타피나(Tarpeena)는 이미 이 문제를 직접 경험한 곳이다. 2022년, 지역 내 유일한 LPO가 파인스 호텔(Pines Hotel) 내에서 운영되다 결국 문을 닫았고, 이후 주민들은 가장 가까운 우체국을 이용하려면 20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수십 년간 우편 배달을 담당해온 한 주민은 어머니가 40년 넘게 지역 우체국을 운영했다고 전하며, "우체국이 문을 닫자 노인들이 가장 힘들어했다. 매일 들러 누군가와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p> <p>파인스 호텔 운영자 린턴 크램(Lynton Cram)은 호텔 내에서 우체국을 운영하던 당시를 회상하며 "평일에는 우편물 분류와 배달 외에 거의 아무 일도 없었다. 소포 접수나 현금 거래 같은 업무는 극히 드물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수익성이 낮은 구조가 지방 LPO 폐쇄를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p> <p>LPO 운영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LPO 그룹(LPO Group)은 은행 업무 등 기존 우체국 서비스들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LPO 그룹의 스콧 에더링턴(Scott Etherington) 최고경영자는 "농촌과 지방에서 우체국은 지역 내 가장 중요한 사업체 중 하나"라며, 소포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 방향이 전환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우려했다.</p> <p>이에 대해 호주 우정청 측은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에 계속 헌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주 우정청 대변인은 "소포 보관함 등 셀프서비스 옵션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고객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과 장소를 확대해왔다"며, "이러한 서비스는 우체국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 회계연도에 LPO 운영자들에게 지급한 수수료가 총 6억 3,500만 달러에 달하며, 이 금액은 지난 15년간 매년 증가해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30년 이상 된 현행 LPO 운영 모델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운영자 및 관련 단체들과 협의를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p> <p>현재 상원 조사위원회에는 140건 이상의 의견서가 제출된 상태이며, 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는 오는 10월 22일 발표될 예정이다. 조사는 LPO가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포함해 호주 우정청 소매망 전반을 점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방 소도시 주민들에게 단순한 우편 서비스를 넘어 사회적 연결 고리 역할을 해온 지방 우체국의 미래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어떤 방향으로 결정될지 주목된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