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 부동산 시장에서 경매를 통한 주택 매각 비율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전국 신규 매물 대비 경매 비율은 2025년 11월 약 45%에 달했지만, 2026년 6월에는 30%를 갓 넘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불과 7개월 만에 15%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이는 매도자들이 경매 시장을 외면하고 수의계약(프라이빗 트리티) 방식으로 대거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p> <p>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RBA)의 연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차입 비용이 높아진 데다, 생활비 압박과 경제 불확실성, 그리고 예산안 변경에 따른 세금 정책 변화까지 겹치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수요가 줄어들자 경매 낙찰률도 하락세를 이어갔고, 이에 따라 매도자들이 공개 경매 방식을 꺼리게 된 것이다.</p> <p>코탈리티(Cotality) 호주 리서치 총괄 제라드 버그(Gerard Burg)는 경매 시장이 통상 봄철에 강세를 보이고 겨울에 약세를 보이는 계절적 특성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의 하락세는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 시장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요가 강할 때는 매도자들이 경매를 선호하는데, 여러 입찰자 간의 경쟁이 더 높은 가격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현재와 같이 수요가 약한 환경에서는 매도자들이 경매를 점점 더 기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p> <p>실제로 경매 철회 건수가 늘고, 경매 당일이 아닌 사전에 매각을 완료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공개 경매에 나섰다가 유찰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매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경매 낙찰률 하락과 철회 증가가 맞물리면서 매도자들은 수의계약이라는 보다 안전한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p> <p>이러한 흐름은 전통적으로 경매 비중이 높은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두 도시는 호주 전국 경매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 시장으로, 이곳의 변화가 전국 추세를 이끄는 경향이 있다. 한편 브리즈번과 애들레이드처럼 원래 수의계약 비중이 높은 도시들에서도 최근 몇 달 사이 수의계약 선호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p> <p>주택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드니 주택 가격은 6월 한 달간 1.2% 하락했으며, 2026년 1월 고점과 비교하면 3.7% 낮은 수준이다. 멜버른은 6월에 1.0% 하락했고, 2022년 3월 고점 대비로는 4.0% 아래에 머물고 있다. 반면 퍼스는 지난 1년간 23.9% 상승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멜버른의 연간 하락률이 0.9%인 것과 비교하면, 주요 도시 간 연간 성장률 격차가 약 25%포인트에 달하는 셈이다.</p> <p>전국 경매 비율의 장기 평균은 약 28% 수준으로, 현재의 30%대는 이 평균에 근접해 있다. 이는 수의계약 방식이 앞으로도 계속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주택 판매량 자체도 2025년 말 이후 냉각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전국 경매 낙찰률은 7주 연속 50% 아래에 머무는 등 시장 전반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p> <p>주요 은행들도 시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ANZ, 웨스트팩, CBA 등은 2026년 주택 가격 성장 전망치를 낮췄으며, 웨스트팩은 올해 전국 주택 가격이 사실상 보합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RBA는 올해 초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한 뒤 6월 회의에서는 동결을 결정했으며,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첫 금리 인하 시점을 2027년 중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약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