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진료비 폭등·대기 2년…호주 의료 시스템 전면 개편 검토

약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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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높은 진료비와 긴 대기시간으로 인해 전문의 진료를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람이 연간 약 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병원의 만성적인 대기 문제와 민간 전문의의 과도한 진료비가 맞물리면서, 연방의회 조사위원회가 의료 제도 전반에 대한 개편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연금생활자 수잔 루더(Suzanne Luder) 씨의 사례는 이 같은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심한 복통으로 소화기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으려 했지만, 공공 시스템을 통해서는 무려 2년을 기다려야 했다. 결국 1,000달러 이상의 개인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나서야 위염과 식도염 진단을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경제적 여유가 없는 환자일수록 진료 자체를 포기하거나 병을 키우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비용 부담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5년 기준 병원 밖에서 이뤄지는 전문의 진료에 지출된 비용은 4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는 2019년과 비교해 75%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문의 수급 문제도 심각하다. 호주 정부는 2033년까지 전문의 약 7,000명이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지금의 대기 문제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조사위원회가 주목하는 방안 중 하나는 일반의(GP)가 전문의에게 직접 자문을 구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를 직접 치료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퀸즐랜드(Queensland)에서 진행된 시범사업에서는 이 방식을 통해 환자의 86%가 전문의와의 대면 진료 없이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 부족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보다, 일반의의 역할을 확대해 전문의 수요 자체를 줄이는 접근법이다.

한편 조사위원회는 Medicare 환급액 조정과 과도한 진료비에 대한 규제 도입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현재 호주의 Medicare 제도는 전문의 진료비의 일부만 환급해주는 구조로, 전문의가 Medicare 기준액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청구할 경우 환자가 그 차액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이른바 '갭 피(gap fee)' 문제가 오랫동안 지적돼 왔지만, 민간 의료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의 범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 거주자들의 의료 접근성 문제도 이번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도시 지역에 비해 전문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방에서는 대기시간이 더욱 길고, 이동 비용까지 더해져 진료 포기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위원회는 지방 의료 접근성 개선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전문의 진료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호주 의료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연방의회 조사위원회의 검토 결과가 실질적인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 수백만 명의 환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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