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북부에 사는 여섯 살 타나시 쿠제프는 올해 12월이면 어머니와 다시 헤어져야 할 처지에 놓였다. 케냐 국적의 어머니 레아 왐부이 소레는 방문 비자로 올해 1월 호주에 입국했지만, 연장된 관광 비자의 만료일이 12월 1일로 확정되면서 출국 통보를 받았다. 어머니가 신청한 143호 기여 부모 비자의 심사 대기 기간은 무려 15년에 달해, 아들의 어린 시절이 모두 지나가고 나서야 비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p> <p>타나시는 케냐에서 태어나 네 살까지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호주 시민권자인 아버지 다니엘 쿠제프 덕분에 타나시도 호주 시민권을 갖고 있다. 2024년 타나시의 부모와 아버지의 파트너는 함께 논의한 끝에 타나시를 호주에서 키우기로 결정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더 나은 기회와 삶을 주기 위해 아이를 먼저 보내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p> <p>"큰 희생이었지만, 어떤 엄마라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며, 당국이 이 사례를 다르게 바라봐 주길 간청했다. "타나시가 엄마와 아빠, 가족 모두와 함께 자랄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저와 이곳에서의 삶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게 하지 말아 주세요."</p> <p>어머니가 호주 비자를 얻기까지의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2022년부터 2025년 사이 학생 비자 1회, 관광 비자 4회를 신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결국 행정심판재판소(Administrative Review Tribunal)에 이의를 제기한 끝에 2025년에야 관광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재판소는 "이런 사건들은 실제 사람들에 관한 것"이라고 명시했다.</p> <p>아버지 쿠제프 씨는 어린 호주 시민권자들이 이민 정책의 공백으로 인해 부모 중 한 명과 어린 시절을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 비자 심사 과정에서 자녀의 나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린 호주 시민 아이가 관련된 경우, 그에 맞는 경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은 어머니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비자로 판단해 143호 기여 부모 비자를 신청했으며, 이를 위해 5만 달러를 지출했다.</p> <p>호주 이민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143호 기여 부모 비자의 최종 처리 예상 기간은 15년이며, 일반 부모 비자 또는 고령 부모 비자의 경우 대기 기간이 33년에 달한다. 이처럼 긴 대기 기간은 정부의 이민 우선순위와 신청 건수를 반영한 결과다.</p> <p>시드니대학교 공법 및 이민법 전문가 메리 크록 교수는 비자 대기 기간이 정부의 이민 정책 우선순위와 신청 물량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통계학자들이 제시하는 부모 비자 비용, 전체 균형 등을 고려해 이민 규모를 설정합니다. 어떤 정부는 가족 중심을 내세우고, 또 다른 정부는 경제 논리를 앞세워 배관공이나 주택 건설 인력을 더 원하기도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입니다."</p> <p>올해 5월 연방 정부는 연간 영구 이민 프로그램 규모를 전년과 동일한 18만 5,000명으로 확정했다. 이 중 약 28%인 5만 2,460명이 가족 비자에 배정되며, 그 가운데 부모 비자는 7,000여 명에 불과하다. 또한 부모 비자의 경우 이미 호주에 거주 중인 이민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p> <p>이민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자녀의 시민권 자체가 부모에게 영주권으로 가는 자동 경로를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민부는 가족 결합의 중요성과 호주 시민권자 자녀의 이익을 인식하고 있으며, 비자 심사 시 모든 관련 법적 요건과 신청 정보를 검토하도록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p> <p>타나시는 현재 뉴사우스웨일스주 북부의 작은 학교에서 친구들을 사귀고, 남동생과도 유대를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12월이 다가올수록 가족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여섯 살짜리 아이에게 엄마가 짐을 싸서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어떻게 설명하나요?" 어머니의 말에는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