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9세였던 A씨는 연인 관계를 맺은 지 2년이 지났을 무렵, 맨발로 어둠 속을 달려 덤불 속에 몸을 숨겨야 했다. 언니에게 연락해 차를 타고 도망쳤지만, 가해자 B씨는 언니의 집까지 뒤쫓아 왔다. B씨는 집 밖에 차를 세우고 A씨의 언니에게 "A씨가 함께 나오지 않으면 차 트렁크에 있는 총으로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그날 밤 침대 밑에 숨어 경찰이 오기를 기다렸다.</p> <p>하지만 그날 밤은 3년에 걸친 극심한 공포의 시작에 불과했다. A씨보다 11살 연상인 B씨는 이후에도 끊임없는 살해 협박, 스토킹, 괴롭힘, 협박을 이어갔으며,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무시하고 A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했다. 심지어 수감 중에도 제3자를 통해 A씨에게 증언을 바꾸도록 협박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p> <p>B씨가 저지른 범행의 규모는 충격적이다. 단 한 달 동안 메시지, 전화,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자에게 1,889회 연락한 것이 접근금지 명령 위반 혐의 중 하나로 기소됐다. 2022년 7월에는 단 24시간 만에 249개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메시지 상당수에는 피해자와 그 가족, 친구들을 향한 구체적이고 잔혹한 살해 협박이 담겨 있었다. 총기 사진을 전송하거나 피해자의 집 근처에 있다고 주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020년 퀸즐랜드에서 발생한 해나 클라크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피해자와 가족을 산 채로 불태우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p> <p>B씨는 결국 2020년 6월부터 2023년 8월 사이에 저지른 19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혐의 내용은 협박 8건, 가정폭력 접근금지 명령(ADVO) 위반 7건, 살해 협박 2건, 증인 회유 시도 3건이다. 이 사건은 NSW 정부가 2024년 중반에 강압적 통제 관련 법률을 도입하기 이전에 발생해 해당 법률이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가정폭력 관련 혐의가 적용됐다.</p> <p>1심 지방법원 판사는 B씨에게 징역 16년, 가석방 불가 기간 11년을 선고했다. 이는 신체적 폭력을 수반하지 않은 가정폭력 범죄에 내려진 가장 무거운 형량 중 하나로 평가됐다. NSW 경찰 가정·가족폭력 수사대 대행 사령관 벤 모리스 경감은 이 사건이 접근금지 명령의 중요성과 위반 시 처벌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p> <p>그러나 B씨는 형량이 "명백히 과도하다"며 대법원에 항소했다. 대법원 판사 3명은 의견이 엇갈렸지만, 결국 형량을 징역 12년, 가석방 불가 기간 8년으로 줄이는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B씨의 범행이 "매우 심각"하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법원 명령을 "완강히 무시"했다고 인정하면서도, 11년의 가석방 불가 기간은 "단순히 엄격한 수준을 넘어 명백히 부당하다"고 판단했다.</p> <p>피해자 A씨는 1심 선고 당시 안도감을 느꼈지만, 항소심에서 형량이 줄어들자 "분노와 공포"를 느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런 유형의 가정폭력은 절대 잊히지 않는다"며 "진술서를 작성하면서 협박 내용을 다시 떠올리고, 스스로를 의심하고, 그 모든 과정을 거쳤는데 결국 덜 심각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아 허탈하다"고 말했다. 또한 "형량이 길수록 범죄가 더 심각하게 여겨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감형은 그 심각성이 줄어든 것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p> <p>A씨는 현재도 B씨의 학대로 인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속적인 공포감, 기억력 저하, 타인에 대한 신뢰 어려움 등이 일상을 힘들게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취업을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신체적 폭력 못지않게 심각하다. 형태는 다르지만 위협은 그가 곁에 있든 없든 항상 존재한다"고 강조했다.</p> <p>법조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직 NSW 치안판사이자 현재 서던크로스대학교 법학대학원장인 데이비드 헤일펀은 1심 형량이 "적절했으며 감형되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높은 형량이긴 하지만, 사회적 가치관이 반영된 결과로 그래야 마땅하다"며 "항소심 판사들이 왜 형량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아도 되는 현행 제도는 양형 과정의 투명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또한 "1심과 항소심 사이의 형량 차이가 상당한 만큼, 국민이 그 결론에 이른 과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