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 전역의 임차인들이 가구 소득의 약 3분의 1을 임대료로 지출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임대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데이터 분석 기업 코탈리티(Cotality)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임대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중위 임대료는 주당 70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연간 임대료 상승률은 5.9%로 2025년 중반의 저점인 3.4%에서 크게 반등했다.</p> <p>임대 부담 지표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호주 임차 가구는 현재 세전 중위 가구 소득의 33.1%를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으며, 이는 2020년 9월에 기록된 최저치 26.2%와 비교해 약 7%포인트 가까이 악화된 수치다. 지난 5년간 지속된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일반 가구의 주당 임대 부담은 약 202달러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p> <p>도시별로 살펴보면, 시드니가 주당 841달러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임대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퍼스가 주당 784달러, 브리즈번이 주당 734달러를 기록하며 시드니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특히 퍼스와 브리즈번의 임대료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한때 시드니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던 두 도시가 이제는 호주에서 두 번째, 세 번째로 비싼 임대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p> <p>이번 분기에는 수도권 임대료 상승세가 지방 지역을 앞지르는 현상도 나타났다. 코탈리티 호주 리서치 총괄 제라드 버그(Gerard Burg)는 "이번 분기에는 수도권 임대료가 지방 시장보다 빠르게 올랐는데, 이는 2024년 말부터 2026년 초까지 이어진 지방 시장 강세 흐름이 역전된 것"이라며 "지방 시장이 심각한 부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지방 지역에서는 임차 가구가 소득의 35%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p> <p>임대료 상승의 근본 원인으로는 만성적인 임대 주택 공급 부족과 지속적으로 낮은 공실률이 꼽힌다. 임대 수요는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신규 임대 주택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임대 시장에서 매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임차인들의 협상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p> <p>한편, 주택 유형별로는 주택(house) 임대료가 이번 분기 유닛(unit)보다 소폭 빠르게 올랐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의 누적 상승률을 비교하면 유닛이 더 높은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 형태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다.</p> <p>버그 총괄은 임대료 상승세가 가구 소득 증가를 크게 웃돌고 있어 임차인들의 부담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임대 부담이 임대료 추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임대 주택 공급이 실질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임대 부담이 의미 있게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p> <p>전문가들은 임대 부담 완화를 위해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와 함께 저소득층의 소득 지원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대 주택 공급 부족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 과제인 만큼,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