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오는 8월 10일부터 자기관리연금(SMSF)을 활용한 주거용 부동산 차입이 법적으로 전면 금지된다. 지난 6월 26일 총독의 재가(Royal Assent)를 받은 「재무법률개정(세제개혁 제1호)법 2026」이 재가일로부터 45일째 되는 날인 8월 10일부터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p> <p>이번 법 개정의 핵심은 SMSF가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 제한소구차입약정(Limited Recourse Borrowing Arrangement, LRBA)을 새로 체결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데 있다. LRBA는 슈퍼애뉴에이션산업(감독)법 1993(SIS Act)상 슈퍼펀드의 차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에 대한 예외 조항으로, 2007년 도입된 이후 SMSF 수탁자들이 주거용 부동산에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적 수단이었다. 이 제도가 약 20년 만에 주거용 부동산에 한해 사실상 폐지되는 것이다.</p> <p>이번 개정은 정부가 그린당의 상원 지지를 얻기 위해 합의한 결과물이다. 앤서니 알바니지 총리와 짐 찰머스 재무장관은 지난 6월 23일 그린당과의 협상을 통해 SMSF의 주거용 부동산 신규 차입을 금지하는 조항을 세제 개혁 법안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해당 법안은 양도소득세(CGT) 할인율 조정 및 네거티브 기어링 규정 개편을 포함한 광범위한 세제 개혁 패키지의 일환이었다. 상원은 6월 25일 찬성 35표, 반대 25표로 법안을 통과시켰고, 같은 날 하원도 찬성 98표, 반대 39표로 상원 수정안에 동의했다.</p> <p>법 개정의 실질적 내용을 살펴보면, 8월 10일 이후부터 SMSF는 주거용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한 새로운 LRBA를 체결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는 SIS Act 제67A조 제2항에 새로운 조항이 추가돼, LRBA를 통해 취득할 수 있는 부동산을 SIS Act 제66조에서 정의하는 '사업용 부동산(Business Real Property)'으로 한정한다. 주거용 주택이나 아파트는 사업에 전적으로 사용되는 부동산이 아니기 때문에 이 정의를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신축이든 기존 주택이든 모든 주거용 부동산이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p> <p>반면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LRBA는 계속 허용된다. 창고, 소매점, 의료센터, 전문직 사무실 등 사업에 전적으로 사용되는 상업용 부동산은 사업용 부동산 정의를 충족하므로 8월 10일 이후에도 LRBA를 통한 취득이 가능하다. 다만 주거용 공간이 포함된 복합용도 부동산이나 공실 토지, 일부 사적 용도로 사용되는 부동산은 사업용 부동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어 전문가 검토가 필요하다.</p> <p>기존 LRBA에 대해서는 포괄적인 경과 조치(grandfathering)가 적용된다. 8월 10일 이전에 이미 체결된 주거용 부동산 LRBA는 계속 유효하며, 기존 대출의 리파이낸싱도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또한 8월 10일 이전에 매매 계약서에 서명한 경우라면, 실제 잔금 정산(settlement)이 그 이후에 이루어지더라도 해당 LRBA는 유효한 것으로 보호된다. 즉, 보호 기준은 계약 체결일이지 잔금 정산일이 아니다.</p> <p>이에 따라 SMSF를 통한 주거용 부동산 매입을 계획하고 있는 수탁자라면 8월 10일 이전에 매매 계약서를 교환·서명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됐다. SMSF 설립, 베어 트러스트(bare trust) 구성, 금융기관의 대출 승인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만큼, 남은 기간이 매우 촉박하다는 점에서 수탁자, 대출기관, 법무사, SMSF 어드바이저 모두 시간적 압박을 받고 있다. 대출 승인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계약서만 기한 내에 서명돼 있으면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한 사항이다.</p> <p>한편, 이번 법 개정이 SMSF 자체를 통한 주거용 부동산 투자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SMSF가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차입 없이 주거용 부동산을 직접 매입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매입 대금 전액을 펀드 내 현금으로 충당해야 하므로, 레버리지 효과를 활용할 수 없고 펀드의 유동성과 자산 분산에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p> <p>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정치적 협상의 결과로 급하게 입법됐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주거용 LRBA는 전체 호주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에 불과하며, 이미 엄격한 규제 아래 운용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주택 가격 안정화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은 이미 발효됐으며, 8월 10일이라는 시한은 변경되지 않는다. SMSF 수탁자들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전문가 조언을 구해 남은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거나, 대안적 투자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