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은퇴 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넓은 단독주택을 떠나 아파트로 이사하는 호주 노년층이 늘고 있다. 스트라타 관리비와 인지세 등 추가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생활 편의성과 유지 관리 부담 감소라는 장점이 이를 상쇄한다는 목소리가 높다.</p> <p>브리즈번에 거주하는 72세 존 터너 씨는 8년 전 아내 캐스린과 함께 40년간 살아온 850㎡ 규모의 단독주택을 떠나 2베드룸 아파트로 이사했다. 두 차례 무릎 수술을 받은 그에게 잔디 깎기 등 주택 유지 관리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는 대중교통, 시장, 영화관, 병원 등 생활 편의시설과 가까워 노후 생활에 안성맞춤이라고 그는 말한다. 여행을 떠날 때도 단독주택보다 보안 면에서 훨씬 마음이 놓인다고 덧붙였다.</p> <p>비슷한 경험을 한 78세 브라이언 원 씨도 1년 전 대형 주택에서 2베드룸 아파트로 이사했다. 혼자 살면서 퀸즐랜더 양식의 오래된 집을 관리하는 것이 점점 힘겨워졌고, 자녀들도 혼자 큰 집에 사는 아버지를 걱정했다. 특히 폭풍이 지나간 뒤 집 주변을 정리하는 일이 큰 부담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금융업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그는 아파트 이사 전 스트라타 비용 등 추가 지출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아파트 생활에 따르는 미래 비용, 예를 들어 건물 수리 적립금 등에 대한 정보가 더 투명하게 제공된다면 비슷한 결정을 내리는 노년층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p> <p>한편 터너 부부는 이사 후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입주 당시보다 스트라타 비용이 크게 올랐고, 주변에 고층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전망이 달라진 것이다. 또한 아파트 생활이 마음에 들면서도 오랫동안 다니던 주치의와 미용실을 찾아 브리즈번 남쪽까지 먼 길을 운전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고 털어놓았다.</p> <p>주거 전문가들은 노년층의 다운사이징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정서적 유대감과 주거 선택지 부족을 꼽는다. 커틴대학교 스티븐 롤리 교수는 대부분의 고령 호주인이 가능한 한 오랫동안 현재 집에 머물기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과 지역에 대한 정서적 유대감이 있고, 지역 사회 안에서 질 높은 다운사이징을 가능하게 하는 주거 선택지 자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롤리 교수는 호주주택도시연구소(AHURI) 커틴 연구센터 소장으로, 특히 다운사이저들이 선호하는 3베드룸 이상의 넓은 아파트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강조했다.</p> <p>UNSW 시티퓨처스 연구센터의 에드거 류 연구원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그가 수행한 연구에서도 많은 고령 호주인이 1~2베드룸보다 더 넓은 아파트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은퇴 후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며, 정부가 다양한 크기의 아파트 공급 비율을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개입한다면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는 개발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p> <p>하지만 롤리 교수는 현재 건축 비용 수준에서 주택 업계가 넓고 저렴한 아파트를 공급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우려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년층의 다운사이징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적절한 주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