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리버랜드 지역의 과수 농가들이 퀸즐랜드 과일파리 규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견디지 못하고 부업에 나서거나 조기 은퇴를 선택하고 있다. 수년째 이어지는 방역 제한 조치가 농가 소득을 잠식하면서, 농업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현실이 됐다.</p> <p>캄브라이에서 묘목 사업을 운영하고 대추야자류 과일인 주주베(jujube) 농장을 경영하는 한 농민은 현재 포트 애들레이드에서 신규 호텔 개발 프로젝트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집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농장 운영은 아들에게 맡긴 상태다. 그는 "건설업이라는 안전망이 있어 다행"이라며 "농장 수입을 보전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본래 농업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p> <p>그가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된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지난 여름 극심한 폭염으로 작물 대부분이 피해를 입은 데다, 과일파리 방역 비용까지 겹쳐 농장 수익이 크게 줄었다. 주주베 일부를 도쿄에 수출하는 것이 숨통을 틔워주고 있지만, 신선 과일 시장 접근이 막힌 것은 큰 손실이다. 애들레이드로 과일을 보내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 냉처리나 훈증 처리를 거쳐야 하고, 동부 해안으로 출하하면 수익성이 낮다. 리버랜드 농민들이 동부 주로 물량을 쏟아내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가 돼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p> <p>리버랜드는 호주에서 국제적으로 공인된 두 곳의 '해충 청정 지역(Pest Free Area, PFA)' 중 하나로, 농산물 수출 시 무역상 이점을 제공하는 지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2020년 12월 말 렌마크 웨스트에서 퀸즐랜드 과일파리 발생이 공식 선언된 이후, 이 지역은 농산물 이동을 제한하고 판매 전 승인된 처리 절차를 의무화하는 규정의 적용을 받고 있다.</p> <p>주 1차산업부(PIRSA) 예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에 과일파리 방제를 위해 배정된 4,300만 달러 중 1,000만 달러가 집행되지 않았다. 해충 탐지 건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25년에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전역에서 7,794건의 퀸즐랜드 과일파리가 탐지됐으나, 2025~26년에는 4,030건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p> <p>탐지 건수가 줄어든 것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농민들 사이에서는 미집행 예산을 새로운 방제 기술 도입에 활용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언급한 농민은 "그 자금을 새 기술 도입에 써서 박멸 노력을 강화했다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PIRSA 대변인은 예산 배분은 주 예산 절차에 따른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p> <p>한편, 감귤 업계 단체인 시트러스 SA와 서머프루트 SA는 지난주 렌마크와 와이커리에서 농민·포장업체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리버랜드 서부 지역 마을들을 과일파리 제한 구역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른바 '2구역'으로 불리는 와이커리, 카델, 홀더, 선랜즈, 테일러빌 등의 마을은 지난 12개월간 해충 탐지 건수가 꾸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앞서 '1구역'으로 분류됐던 스완 리치는 지난해 11월 PIRSA로부터 공식적으로 과일파리 청정 지역 선언을 받은 바 있다.</p> <p>시트러스 SA 의장 마크 도에케는 PIRSA가 규제 해제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 지역을 규제에서 풀자는 논의를 3년 전부터 시작했다"며 감귤 업계가 과일파리 규제로 연간 약 2,00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탐지 건수 감소에 대해서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맞다"면서도 규제 해제 속도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p> <p>해충 청정 지역 지위를 회복하는 절차는 복잡하며, 과일파리의 생활 주기와 계절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PIRSA는 "합의된 기간 동안 추가 탐지가 없고 모든 프로토콜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농민들은 하루빨리 규제가 풀려 정상적인 농업 활동을 재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