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에서 영주권을 취득한 뒤 해외를 오가며 생활하는 이들에게 7월 1일은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바로 이날부터 귀환비자(Resident Return Visa, RRV)—서브클래스 155 및 157—의 신청 수수료가 490달러에서 1,475달러로 무려 201% 인상됐기 때문이다. 불과 하룻밤 사이에 비용이 세 배 이상으로 뛴 셈이다.</p> <p>귀환비자는 호주 영주권자가 해외 여행 후 다시 호주로 입국할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비자다. 영주권 자체는 평생 유효하지만, 영주권에 부여된 '여행 허가(travel facility)'는 최초 취득일로부터 5년간만 유효하다. 이 기간이 지나면 해외에 나갔다가 돌아올 때 반드시 RRV를 신청해야 한다. 서브클래스 155는 일반적인 경우에 적용되며 최대 5년의 여행 허가를 부여하고, 서브클래스 157은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며 3개월의 여행 허가를 제공한다.</p> <p>이번 인상은 호주 내무부(Department of Home Affairs)가 2026년 7월 1일부로 시행한 비자 수수료 조정의 일환이다. 대부분의 비자 수수료가 약 25% 수준의 소폭 인상에 그친 것과 달리, RRV는 브리징 비자 B(Bridging Visa B) 등 일부 비자와 함께 200%에 달하는 대폭 인상 대상으로 특별히 지목됐다. 관련 규정은 6월 30일에 등록되어 다음 날인 7월 1일 즉시 발효됐다. 사실상 영주권자들이 준비하거나 의견을 낼 시간이 전혀 없었던 셈이다.</p> <p>멜버른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부부 모두 영주권자인 경우, 5년마다 두 사람의 RRV를 각각 신청해야 하므로 총 비용이 약 2,950달러에 달하게 된다. 한국은 이중국적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출신 영주권자들은 호주 시민권을 취득해 귀화하거나, 아니면 5년마다 이 높은 수수료를 계속 부담하는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향후 수수료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p> <p>가족 단위로 보면 부담은 더욱 커진다. 가족 구성원 각자가 별도로 RRV를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자녀를 포함한 가족 전체가 해외여행을 다녀오려면 수천 달러의 비용이 한꺼번에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수수료를 넘어 영주권자의 이동의 자유에 실질적인 제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p> <p>내무부는 이번 인상에 대해 "영주권자가 호주를 여행하고 귀환할 수 있는 자격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수료 변경 사항을 사전에 공지하는 것은 부처의 관행이 아니라는 입장도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은 영주권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p> <p>비판의 핵심은 인상 폭의 근거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RRV 신청은 대부분 신원 확인과 거주 이력 검토 등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처리 비용이 세 배 이상 올랐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공개된 자료에는 행정 비용, 수요 패턴, 정책 목표에 대한 포괄적인 언급만 있을 뿐, RRV에 특화된 비용 산출 근거나 재정 모델링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다.</p> <p>이에 반발한 영주권자들과 이민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수수료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이 시작됐다. 청원은 1,475달러 수수료를 즉시 중단하거나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고, 실제 처리 비용과 합리적인 물가 연동에 기반한 수수료 체계를 도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서브클래스 155 및 157 비자 수수료 책정에 대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p> <p>한편, 현재 여행 허가 기간이 남아 있는 영주권자라면 VEVO(Visa Entitlement Verification Online, vevo.homeaffairs.gov.au)를 통해 자신의 여행 허가 만료일을 확인할 수 있다. 만료일이 임박했거나 이미 지난 경우, 해외 출국 전에 반드시 RRV 신청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해외에 체류 중인 상태에서 여행 허가가 만료되면 호주로 귀환하기 위해 반드시 RRV를 취득해야 하므로, 사전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