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노던 테리토리 한복판, 사방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인적이 드문 황야 속에 낡은 건물들이 조용히 서 있다. 한때 호주 북부의 수도로 지정됐던 뉴캐슬 워터스(Newcastle Waters)의 오늘날 모습이다. 버려진 호텔, 녹슨 양철 창고, 텅 빈 거리만이 남아 있는 이 마을은 이제 유령 도시라는 이름으로 불린다.</p> <p>앨리스 스프링스 출신의 아마추어 역사가 웨인 크래프트(Wayne Kraft)는 이 폐허가 된 호텔 안을 걸으며 벽이 말을 건네는 것 같다고 표현한다. 그는 한때 이 술집을 가득 채웠을 손님들과 직원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맥주 없는 술집이죠"라고 그는 빈 바 카운터 앞에서 집에서 가져온 맥주 한 병을 손에 쥔 채 말한다. "혼자 이 안에 들어서면 벽이 말을 거는 것 같아요. 부엌에 들어가면 긴 가운을 입은 여성들이 요리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고, 수천 마리의 소 떼가 이 마을을 지나가는 광경이 떠오릅니다."</p> <p>뉴캐슬 워터스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꼭 100년 전인 1926년이다. 당시 노던 테리토리는 캔버라 연방정부의 직접 통치를 받고 있었고, 연방정부는 광대한 영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를 둘로 나누는 방안을 추진했다. 앨리스 스프링스는 중부 호주의 수도로, 뉴캐슬 워터스는 다윈을 대신해 북부 호주의 새 수도로 지정됐다.</p> <p>이 결정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었다. 당시 다윈은 육로 접근이 불가능해 주로 해상으로만 오갈 수 있었던 반면, 뉴캐슬 워터스는 이미 활발한 활동의 중심지였다. 유명한 오버랜드 전신선(Overland Telegraph Line)이 인근을 지나고 있었고, 여러 목축 이동 경로가 이 마을에서 교차했다. 서호주 킴벌리 지역에서 퀸즐랜드까지 약 1,500킬로미터에 달하는 소 떼 이동 경로의 핵심 거점이었던 것이다.</p> <p>그 중에서도 가장 악명 높은 길은 탑 스프링스에서 뉴캐슬 워터스까지 이어지는 234킬로미터의 머란지 트랙(Murranji Track)이었다. 극도로 외진 이 길을 목동들은 '죽음의 트랙'이라 불렀지만, 현대적인 도로와 트럭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소 떼를 이동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p> <p>전직 목동 로저 스틸(Roger Steele)은 1956년 열여섯 살 무렵 처음으로 머란지 트랙을 지났다. "우리는 야생 황소 1,350마리를 몰았어요. 캠프에는 여섯 명밖에 없었고, 퀸즐랜드를 향해 출발했죠. 16주가 걸렸고, 머란지를 통과해야 했는데 그 덤불 속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소 떼가 갑자기 달리기 시작하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으니까요." 스틸은 이후 목축업을 떠나 1974년 노던 테리토리 최초의 의회 의원으로 선출됐다.</p> <p>이 시기 원주민 목동들도 산업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들은 오랫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파업이 잦았다. 뉴캐슬 워터스 스테이션에서도 1966년 수십 명의 원주민 노동자들이 동등한 임금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이는 같은 해 역사적인 웨이브 힐 워크오프(Wave Hill walk-off)보다 수개월 앞선 일이었다. 이 운동은 식민지 시대의 불의를 인정하라는 요구이기도 했으며, 웨이브 힐 워크오프는 이후 원주민 토지권법(Aboriginal Land Rights Act) 제정에 영감을 준 것으로 널리 평가받는다.</p> <p>그러나 수도 지정이라는 원대한 계획은 오래가지 못했다.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불과 5년 만에 폐기됐다. 크래프트는 그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한다. "아마 돈이 없었겠죠. 캔버라에서 내리는 결정들은 지금도 테리토리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1960년대 말에 이르러 노던 테리토리의 도로망이 크게 개선되고 로드 트레인이 소 운송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목축 이동 경로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됐다. 마을의 운명은 그렇게 결정됐다.</p> <p>현재 뉴캐슬 워터스에는 인근 원주민 공동체를 위한 소규모 학교만이 남아 있을 뿐, 상주 주민은 없다. 같은 이름의 목축 스테이션은 지금도 운영 중이다.</p> <p>하지만 이 마을의 역사를 되살리려는 움직임도 있다. 크래프트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아 '머란지의 동료들(Mates of the Murranji)'이라는 모임을 결성했다. 이 모임은 유령 도시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뉴캐슬 워터스가 수도로 지정된 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약 70명이 차량 행렬을 이뤄 마을을 방문했다. 노던 테리토리 행정관 데이비드 코널리(David Connolly)와 노던 테리토리 정부 장관들도 함께했다. 크래프트는 "사람들이 천천히 마을을 걸으며 역사를 흡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캔버라가 100년 전에 품었던 꿈이 이제야 실현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은 이 작은 모임의 열정에 달려 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