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 연방정부가 29개 대상국 중 24개국의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을 중단하고, 숙련 비자 심사에도 새로운 우선순위 체계를 도입하면서 수확 시즌을 앞둔 농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조치는 해외 순이민자 수를 줄이기 위한 정부 방침의 일환으로 시행됐지만, 농촌 현장에서는 당장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p> <p>빅토리아주에서 수확 도급업체를 운영하는 맷 버크 씨는 불과 몇 주 뒤로 다가온 곡물 수확 시즌을 앞두고 30명의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이 중 상당수는 워킹홀리데이 비자와 숙련 비자를 통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인력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워킹홀리데이 비자 승인이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버크 씨는 "지원자의 60~70%가 이전에도 함께 일했던 사람들인데,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p> <p>전국농업인연합회(National Farmers Federation)에 따르면, 해외 근로자는 호주 수확 성수기 임시 인력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농업 분야 종사자들은 주로 두 가지 비자를 통해 계절 수확 일자리를 구한다. 배낭여행자를 위한 워킹홀리데이 비자와, 중장비 운전사 등 숙련 기술자를 위한 숙련 비자가 그것이다. 버크 씨는 "우리가 데려오는 인력은 자국에서 이미 해당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는 전문가들"이라며 숙련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p> <p>노던 테리토리에서 망고 포장 공장을 운영하는 베리 크릭의 필리파 존슨 매니저도 수확 시작까지 불과 몇 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망고 수확은 2~3개월의 단기 시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인력이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입국하는 해외 근로자들이다. 존슨 씨는 "해외에서 지원서는 들어오고 있지만, 비자가 승인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p> <p>홈어페어스부는 지난 7월 새로운 장관 지침을 발표해 숙련 비자 심사 우선순위를 국방·법집행 분야 종사자로 설정하고, 이어 건설·의료·교육 분야 및 이미 호주에 체류 중인 신청자 순으로 처리하도록 했다. 이 같은 우선순위 재편으로 농업 분야 숙련 인력의 비자 심사는 사실상 뒤로 밀리게 됐다.</p> <p>태즈메이니아주에서 낙농업을 운영하는 미셸 로렌스 씨는 올해 초 호주 의회의 숙련 이민 가치 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해외 근로자의 역할을 증언한 바 있다. 호주낙농업협회(Australian Dairy Farmers) 정책자문위원회 의장이기도 한 로렌스 씨는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이 비자 기간 내내 농장에 머물며 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농업 과학 엔지니어가 입국하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해당 인력이 과학 학위, 간호 학위, 전기 기술 자격 등 다양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p> <p>홈어페어스부는 현재 호주 내 워킹홀리데이 체류자 수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다고 밝혔다. 2025년 6월 30일 기준으로 호주에 체류 중인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는 206,187명에 달한다. 부처 대변인은 "신청 처리에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공표된 처리 기간을 초과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조치는 워킹홀리데이 메이커 프로그램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관광 경제와 특히 지역 호주의 노동력 수요를 계속 지원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시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p> <p>한편 정부는 비자 신청자들에게 비자 승인 통보를 서면으로 받기 전까지는 호주 여행 준비를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농업계는 수확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 같은 지침이 현장의 급박한 인력 수요와 맞지 않는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확 시기를 놓치면 작물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농가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