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투자 사기가 호주 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범죄 조직들은 AI를 동원해 가짜 투자 플랫폼, 허위 광고, 실존하지 않는 금융 어드바이저를 만들어내며 일반 시민들의 노후 자금과 저축을 빼앗고 있다.</p> <p>스캠워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호주인들이 투자 사기로 잃은 금액은 이미 4,500만 달러를 넘어섰다. 2025년 한 해 동안 피해액이 1억 6,000만 달러를 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기 피해 규모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투자 사기는 현재 호주에서 피해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큰 사기 유형으로 분류된다.</p> <p>이번 경고는 호주연방경찰(AFP) 주도의 합동 사이버범죄 조정센터(JPC3)가 'ClickFit: 투자 사기' 캠페인을 공식 출범하면서 나왔다. JPC3는 범죄자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투자 플랫폼, 이용자 후기, 수익률 데이터, 랜딩 페이지, 광고, 심지어 언론 보도처럼 보이는 콘텐츠까지 포함한 완전한 가짜 사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환경은 일반인이 진짜와 구별하기 매우 어렵다.</p> <p>실제 피해 사례는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퀸즐랜드 경찰에 접수된 사건 중에는 20대 피해자가 단 하루 만에 암호화폐 사기로 16만 달러 이상을 잃은 경우가 있었다. 또 다른 퀸즐랜드 피해자는 60대로, 슈퍼애뉴에이션(퇴직연금)을 포함해 10만 달러 이상을 사기꾼에게 빼앗겼다.</p> <p>사기 수법은 대체로 비슷한 패턴을 따른다. 처음에는 소셜미디어 광고나 온라인 게시물로 접근해 투자를 권유한다. 피해자가 클릭하거나 가입하면 메시지, 전화, 이메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투자를 유도한다. 초기 투자금을 납입하거나 무료 체험을 거치면 가짜 플랫폼에 접속 권한이 주어지고, 수익이 쌓이는 것처럼 보이는 계좌 화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플랫폼과 수익은 모두 허구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자는 더 많은 투자를 압박받고, 수익을 인출하려 하면 세금이나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납입을 요구받는다.</p> <p>한 피해자의 경우 2026년 초 자금 인출을 시도했다가 수수료, 서류 비용, 행정 비용 등을 이유로 추가 납입을 요구받았다. 1만 2,000달러를 더 납입한 뒤에도 거래 증빙, 수익 확인, 자금 접근 요청이 계속 거부됐다. 결국 이 피해자는 암호화폐 이체와 각종 추가 납입을 합쳐 총 10만 7,000달러를 잃고 나서야 사기임을 알게 됐다.</p> <p>AFP 수사관 마리 앤더슨 경감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투자 사기의 규모와 정교함을 크게 키웠다고 강조했다. 특히 AI의 발전으로 사기꾼들이 더욱 설득력 있는 가짜 콘텐츠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우려된다. 또한 JPC3는 초보 투자자와 은퇴자가 주요 표적이 되고 있지만, 피해자는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암호화폐가 가장 흔한 미끼로 사용되며, 가짜 주식 공모, 기업공개(IPO), 유명인 추천 투자 상품 등도 자주 활용된다.</p> <p>한편 사이버범죄 신고율이 여전히 낮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2024년 기준 사기 및 스캠 피해 신고율은 22%에 불과했으며, 많은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가 신고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여기거나 신고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앤더슨 경감은 피해를 당했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반드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p> <p>JPC3의 'ClickFit: 투자 사기' 캠페인은 호주인들이 안전하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6가지 실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돈을 보내기 전에 멈출 것, 빠른 결정을 압박받으면 사기 신호로 인식할 것 등이 핵심 내용이다. 투자 사기 피해가 의심되면 경찰에 즉시 신고하고, 스캠워치(Scamwatch) 또는 ReportCyber를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