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서호주 퍼스에서 남쪽으로 약 260킬로미터 떨어진 소도시 보이업브룩(Boyup Brook)의 지방 자치단체가 주 4일 압축 근무제를 도입해 만성적인 인력난 해소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p> <p>보이업브룩 샤이어(Shire of Boyup Brook)는 현재 6개월째 전일제 사무직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 시범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5일 근무에 해당하는 총 근무 시간을 4일에 나눠 하루 9.5시간씩 일하는 방식으로, 급여 삭감이나 서비스 운영 시간 단축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직원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각각 월요일 또는 금요일에 쉬는 방식으로 교대 운영되기 때문에 주민들이 체감하는 서비스 공백은 없다.</p> <p>보이업브룩 샤이어의 최고경영자 레너드 롱(Leonard Long)은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으로 지방 소도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인력 문제를 꼽았다. 인구가 약 1,700명에 불과한 이 지역은 세수 기반이 좁아 대형 지방정부만큼 높은 임금을 제시하기 어렵다. 그는 "지역에 있다 보니 애초에 직원을 유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범 운영 이전에는 오랫동안 채우지 못했던 고위직 한 자리를 이 제도 도입 이후 성공적으로 충원했다고 밝혔다.</p> <p>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사무직 직원 지미나 쇼-슬론(Jimina Shaw-Sloan)은 하루 근무 시간이 길어진 대신 고객 응대 없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클라이언트를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되는 탄탄한 업무 집중 시간이 생긴다는 게 정말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는 효과는 직원 만족도 향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p> <p>한편 서호주 지방정부협회(WA Local Government Association) 회장 마크 어윈(Mark Irwin)은 원격지 지방정부들이 인력 유치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4일 근무제 외에도 격주 9일 근무제(9-day fortnight)가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협회가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지방정부의 90%가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방 소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정부 전반에 걸친 구조적 과제임을 보여준다.</p> <p>학계에서도 이번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본드대학교(Bond University)에서 조직 행동을 연구하는 리비 샌더(Libby Sander) 박사는 국제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 결과 생산성 향상을 포함한 긍정적인 성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압축 근무 방식이 직원에게 주는 혜택은 총 근무 시간 자체를 줄이는 방식보다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업브룩 샤이어가 특정 직원에게만 적용하는 비정기적 휴무 방식이 아닌, 전체 사무직 직원에게 일괄 적용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샌더 박사는 "휴무일에도 계속 일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호주인들이 이 압박을 상당히 강하게 느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p> <p>반면 호주서비스노조(Australian Services Union) 서호주 지부 사무총장 웨인 우드(Wayne Wood)는 보이업브룩 모델이 '진정한' 주 4일 근무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주 4일 근무제란 급여 삭감 없이 총 근무 시간 자체를 줄이는 방식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이러한 유연한 근무 형태를 지지해왔다"며 "특히 지역에서 숙련 인력 유치와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호주 지방정부에 더욱 필요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p> <p>보이업브룩 샤이어는 내년에 사무직 외 야외 현장 근무 직원들에게도 이 제도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머럼비지 샤이어(Shire of Murrumbidgee)도 내년부터 주 4일 근무제 시범 운영을 시작할 예정으로,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이 제도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