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통계청(ABS)이 발표한 2026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에 따르면,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3.8%로 5월의 4.0%에서 소폭 낮아졌다. 표면적으로는 물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가계 생활과 직결된 주거비 항목은 오히려 6.8%나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p> <p>주거비 급등의 핵심 원인은 전기료다.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가계 전기요금 부담 완화를 위해 시행해온 보조금 제도가 종료되면서, 6월 기준 전기료는 전년 동기 대비 22.4% 급등했다. 보조금이 가구당 전기요금을 직접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던 만큼, 제도 종료 이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요금 인상 폭은 상당히 크다. ABS 물가통계 책임자 레이철 맥크리릭은 "정부 보조금이 가계 전기요금을 낮춰왔는데, 그 보조금이 종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p> <p>전기료와 함께 신규 주택 가격도 주거비 상승을 부추겼다. 6월 기준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5.8% 올라, 5월의 5.6%에서 더 높아졌다. 이는 거의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택 건설업체들이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분을 분양가에 전가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맥크리릭 책임자는 "신규 주택 연간 인플레이션이 거의 3년 만에 최고 수준인 5.8%에 달했으며, 이는 건설업체들이 높아진 자재비와 인건비를 가격에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p> <p>임대료는 전년 대비 3.6% 상승해 5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임대 시장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임대료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p> <p>주거비 외에 식품 및 비알코올 음료 가격도 3.3% 올랐고, 레크리에이션·문화 항목도 3.3% 상승해 5월의 2.4%에서 오름폭이 확대됐다. 반면 자동차 연료 가격은 6월 한 달 동안 10.9% 하락했다. 5월에도 11.9% 내렸던 연료 가격은 국제 유가 하락세를 반영한 것으로, 전체 월간 CPI를 0.4%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를 냈다. 연방정부의 유류세 감면 조치도 4월과 5월에 이어 6월에도 유지됐다.</p> <p>월간 기준으로는 CPI가 원계열과 계절조정 기준 모두 0.1% 하락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6년 6월 분기 CPI가 0.6% 상승해 직전 분기의 1.4%에서 크게 둔화됐다.</p> <p>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물가 지표인 트리밍 평균(trimmed mean) 인플레이션은 연간 3.6%로, 5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맥크리릭 책임자는 "일부 큰 폭의 가격 변동을 걷어내고 보면, 기저 인플레이션은 6월 기준 연간 3.6%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동 분쟁의 영향으로 2026년 3월 이후 매달 트리밍 평균 산출에서 자동차 연료가 제외되고 있다는 점도 ABS는 별도로 언급했다.</p> <p>커먼웰스은행(CBA)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CPI 데이터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추가적인 근거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CBA는 호주중앙은행(RBA)이 2026년 남은 기간 동안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p> <p>한편 ABS는 CPI 가중치를 2027년 1월 기준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관련 데이터는 2027년 2월 24일 공개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년 중반 업데이트도 검토됐으나, 가계 지출 데이터를 모니터링한 결과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해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