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호주 연방정부가 이민 정책 강화의 일환으로 보호 비자를 신청한 임시 이민자들의 취업 권리를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160개 이상의 시민사회 단체들이 앤서니 알바니지 총리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며 강력히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p> <p>이 방안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토니 버크 내무부 장관이 이달 초 예정됐다가 취소된 연설에서 발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 내각 내부 논의는 비자 기간을 초과해 체류하는 사람들, 특히 브리징 비자 소지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임시 비자 규제 강화와 해외 입국자 수 감소를 통해 전체 이민 규모를 줄이려는 정부의 큰 그림과 맞닿아 있다.</p> <p>이 소식이 알려지자 앤글리케어 오스트레일리아, 겟업(GetUp), 인권법센터, 멀티컬처럴 오스트레일리아 등 저명한 단체들을 포함한 160개 이상의 커뮤니티·자선·다문화·이민자 단체들이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알바니지 총리에게 보낸 공동 서한에서 취업 권리 박탈이 난민 신청자들을 빈곤과 착취로 내몰 것이라고 경고했다.</p> <p>서한에서 이들 단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일할 권리는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느냐, 아니면 식비·임대료·생활필수품을 감당하지 못하느냐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취업 권리가 박탈될 경우 난민 신청자들이 현금 지급 방식의 불법 고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임금 착취, 불안전한 근무 환경, 학대에 더욱 취약해지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이 "노동당의 가치와 근본적으로 상충한다"고 비판했다.</p> <p>자선단체들은 난민 신청자 대부분이 센터링크(Centrelink)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취업 권리마저 빼앗기면 그 부담이 이미 과부하 상태인 자선단체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취업 권리 박탈이 "심각한(profound)"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p> <p>한편 이들 단체는 호주의 보호 신청 처리 시스템에 심각한 적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해결책으로 취업 권리 박탈 대신, 내무부의 초기 심사 역량 강화와 심사위원회의 충분한 인력 확보를 통해 난민 신청자들이 자신의 사례를 공정하게 심사받을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한은 "호주의 보호 시스템이 심각한 적체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 이러한 지연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최종 결정을 기다리며 수년간 불확실성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피해와 고통을 준다"고 밝혔다.</p> <p>이민 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원 네이션은 순 해외 이민자 수를 연간 13만 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연립야당의 앤드루 브래그 의원은 지난주 국제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비자, 졸업 후 취업 비자를 소폭 줄이는 방식으로 순 이민을 연간 18만 명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제안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 조합이 주택 공급을 인구 증가에 맞게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연립야당은 아직 연간 이민 목표치나 공식 감축 정책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p> <p>노동당 정부의 장기 목표는 향후 3년간 연간 22만 5천 명이지만, 버크 장관은 이민 정책이 아직 검토 중이며 전체 내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버크 장관은 또한 이민 규모 감축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워킹홀리데이 비자 신청 처리를 늦추고 있다고 확인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흔히 '배낭여행자 비자'로 불리며, 과일 수확, 농장 일, 광업, 지역 관광업 등 호주의 노동력 부족 분야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제도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