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 홍수 3개월 후에도 서비스 없이 방치된 노던테리토리 원주민 지역사회 | 호주나라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 홍수 3개월 후에도 서비스 없이 방치된 노던테리토리 원주민 지역사회
약 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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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노던테리토리 달리 강변에 자리한 외딴 원주민 지역사회 나우이유(Nauiyu)는 올해 2월과 3월 연속으로 기록적인 홍수를 겪었다. 주민들이 대피소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마을 곳곳에는 여전히 재난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진입로는 속도 방지턱을 파고드는 커다란 웅덩이로 가득하고, 마을 외곽에는 홍수가 남긴 흙더미가 쌓여 있다.</p> <p>평생을 나우이유에서 살아온 주민 제임스 패리(James Parry) 씨는 자신의 집 앞에 서서 홍수가 차오른 높이를 손으로 가리켰다. "계단 15개를 덮었어요. 집 아래층 전체가 잠겼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테이블이 뒤집히고, 소파와 침대, 냉동고까지 모두 물에 잠겼다. 그나마 2층으로 짐을 옮길 수 있었던 패리 씨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차도, 집도, 모든 걸 잃었습니다"라고 그는 전했다.</p> <p>홍수 피해 자체도 심각하지만, 주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기본 서비스의 공백이다. 마을 노인 돌봄 센터는 석면 오염 문제로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학교는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아 교사들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등교를 독려해야 하는 실정이다. 수리 작업도 부실하게 이뤄져 문 아래 큰 틈새로 먼지가 들어오고, 유리창이 플라스틱으로 교체되는 데 그쳤다. 일부 공공 주택에서는 나무 벤치와 서랍장, 마루바닥이 모두 뜯겨 나갔다.</p> <p>특히 심각한 문제는 식수 공급이다. 주민들이 귀환한 이후 지금까지 마을에는 끓여 마시라는 수질 경보(boil water alert)가 유지되고 있다. 깨끗한 식수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우이유 일반 상점 앞에 정기적으로 배달되는 생수 팔레트뿐이다. 주민들은 매일 이 생수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p> <p>또 다른 주민 키에렌 카리풀(Kieren Karritpul) 씨는 홍수가 마을의 근본적인 모습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8월 말 현재도 여러 주거 건물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생활 환경이 크게 악화됐고, 핵심 인력들이 마을로 복귀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카리풀 씨의 형제와 조카도 자신의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카리풀 씨 집에 얹혀살고 있다.</p> <p>카리풀 씨가 일하는 메레펜 아트 센터(Merrepen Arts Centre)도 홍수 이후 전력이 끊긴 채 문을 닫고 있다. 40명 이상의 예술가를 고용하는 이 센터는 지역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이자 공동체 공간이었다. 센터가 문을 닫으면서 관광객들은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구입하기 위해 다윈까지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카리풀 씨는 "상점이나 진료소에서 사람들이 센터가 언제 문을 여는지, 자신의 캔버스는 언제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본다"고 전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전력도 없이 비어 있는 센터에 2026년 상반기 '일일 고정 요금' 명목의 전기·수도 요금 청구서가 날아왔다는 점이다.</p> <p>이처럼 나우이유의 열악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복구 계획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노던테리토리 정부는 지난 우기 이후 피해 인프라 복구와 홍수 대비를 위한 1억 달러 규모의 홍수 복구 기금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1,250만 달러에 불과하며, 나우이유에 투입된 금액은 마을을 고지대로 이전하는 계획 수립에 쓰인 50만 달러가 전부다. 노던테리토리 정부는 나우이유 복구 관련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p> <p>연방 정부 차원에서는 8월에 국가 원주민 호주인 기관(National Indigenous Australians Agency)을 통해 나우이유에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원주민 호주인부 장관 말라른디리 매카시(Malarndirri McCarthy)는 "지역사회가 겪은 피해의 규모는 막대하다"며 "이번 투자는 지역사회 주도의 복구 노력을 지원하고, 핵심 시설 복원과 지역 서비스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원금은 주로 지역 원주민 법인을 대상으로 필수 서비스, 자산, 핵심 인력 숙소 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p> <p>하지만 패리 씨는 다가오는 우기 전에 더 많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깊은 좌절감을 드러냈다. "지금 망고꽃이 피고, 타마린드와 캐슈도 꽃을 피우고 있어요. 이 세 가지가 비가 온다는 신호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정부가 핵심 서비스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확실한 약속과 함께, 홍수가 다시 발생할 경우를 대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 사람들(정부 관계자들)은 돌아갈 집이 있잖아요"라는 그의 말에는 방치된 지역사회의 씁쓸한 현실이 담겨 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