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퍼스 동부 교외 지역인 벨몬트의 한 조용한 주택가에서 경찰의 마약 수색 작전이 예상치 못한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심리사회적 장애를 가진 여성 3명이 거주하는 NDIS(국가장애보험제도) 지원 시설에 무장 경찰이 들이닥쳐 입주자와 지원 인력 모두가 극심한 충격을 받은 것이다.</p> <p>사건은 지난 7월 16일 목요일 오후에 발생했다. 당시 시설 안에는 심리사회적 장애를 가진 여성 입주자 3명과 지원 인력 2명이 있었다. 전술대응팀(Tactical Response Group) 소속 2명을 포함한 경찰관 8명이 현관문을 강제로 파괴하고 진입했으며, 이 모든 장면은 시설 내 여러 대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p> <p>지원 인력 중 한 명인 A씨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군화 소리와 고함 소리가 들렸고, 7~8명의 경찰이 무장한 채 들어왔습니다. 그들은 곧바로 우리 얼굴에 총을 겨누며 손을 들라고 했습니다." A씨와 다른 지원 인력은 수갑이 채워진 채 바닥에 엎드리도록 강요받았다. A씨는 경찰에게 이곳이 장애인 지원 독립 생활 시설임을 알리려 했지만, 상황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p> <p>경찰이 이 시설을 급습한 데는 해당 주소의 특수한 구조가 원인이 됐다. 벨몬트의 해당 부지에는 같은 주소를 공유하는 두 채의 주택이 있었으며, 두 건물 모두 동일인 소유였다. 그 중 한 채가 NDIS 시설로 임대돼 운영되고 있었다. 서호주 경찰은 두 건물 모두에 대한 마약 수색 영장을 집행했으며, 당시 정보에 따르면 두 건물 모두 수사 대상 인물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대변인은 "NDIS 시설이 수사와 무관하다는 사실은 곧 확인됐다"고 설명했다.</p> <p>인접한 다른 건물에 대한 수색에서는 필로폰, 대마초, 마약 관련 도구, 무기 등이 발견됐으며 남성 2명이 체포됐다. 반면 NDIS 시설에서는 아무런 혐의도 발견되지 않았다.</p> <p>시설 운영사인 일로라 그룹(Ilora Group)의 대표 타일러 버니스는 경찰이 사전에 자신에게 연락했더라면 이 같은 상황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지원 인력 쪽만 보지 않고 벽을 조금만 살펴봤더라도 행동 지원 계획서나 투약 기록표 같은 것들이 눈에 띄었을 것입니다." 그는 입주자들이 총기를 겨눠지는 상황에서 두 지원 인력이 수갑에 묶여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만약 입주자들이 위협을 느껴 경찰에게 달려들었다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p> <p>입주자들이 받은 심리적 충격도 심각하다. 버니스 대표는 조현병 장애를 가진 한 입주자가 경찰이 자신을 잡으러 온 것으로 믿게 됐다고 전했다. "그 이후로 상황을 진정시키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이제 이 입주자는 자신의 생활 공간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으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이 사건으로 인해 그 사람의 일상적인 안정감이 7월 16일 이전과는 달라졌습니다." 세 명의 입주자 모두 사건 이후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태다.</p> <p>지원 인력 A씨는 버니스 대표의 지원으로 상담 치료와 물리 치료를 받은 뒤 업무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사건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일하다가 잠깐 쉬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이 총을 겨누며 체포한다고 하면 당연히 공황 상태가 됩니다. 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해도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p> <p>서호주 경찰은 수색 영장 집행 중 건물 내에 있던 사람들을 분리하고 필요시 임시 구금하는 것은 규정에 따른 절차라고 해명했다. 또한 지원 인력들에게 진입 이유와 함께 사과가 전달됐으며, 바디캠 영상을 검토한 결과 경찰 절차에 부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강제 진입 후 범죄 혐의가 없는 경우에만 파손된 재산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으며, 버니스 대표는 현재까지 어떠한 보상도 제안받지 못했다고 밝혔다.</p> <p>버니스 대표는 경찰의 실수 인정과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는 한편, 부패범죄위원회(Corruption and Crime Commission)에 공식 민원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별 경찰관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하지 않는 시스템을 탓한다"며 "가장 취약한 계층이 거주하는 시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