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노던 테리토리 의회가 27일 자발적 조력 사망(VAD·Voluntary Assisted Dying) 법안을 양심 투표에 부친다. 거의 모든 의원이 찬성 의사를 밝힌 만큼 법안 통과가 유력하며, 이 경우 노던 테리토리는 호주 전역에서 VAD를 합법화하는 마지막 지역이 된다.</p> <p>노던 테리토리는 현재 호주에서 VAD 관련 법률이 없는 유일한 주·준주다. 사실 노던 테리토리는 1995년 호주 최초로 VAD를 합법화한 지역이었지만, 연방 정부가 1997년 해당 법을 폐지하면서 그 권리를 잃었다. 이후 25년간 이어진 금지 조치는 2022년에야 연방 의회의 입법으로 해제됐고, 노던 테리토리와 호주 수도 특별구(ACT)는 그때부터 자체적인 VAD 법률을 제정할 권한을 되찾았다.</p> <p>권한 회복 이후에도 노던 테리토리는 여러 차례 조사와 공청회를 거쳤으며, 집권 여부와 관계없이 테리토리 노동당과 현 집권당인 컨트리 리버럴당(CLP) 모두 법안 처리가 늦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CLP 정부는 지난달 의회에 법안을 공식 제출했고, 이날 양심 투표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됐다.</p> <p>법안을 주도한 법무장관 마리-클레어 부스비는 "우리는 삶의 마지막을 앞둔 테리토리 주민들을 위해 이 법을 만들고 있다"며 "말기 질환에 직면한 환자들에게 확실성을 부여하고, 슬픔을 헤쳐나가는 가족들에게 선택과 존엄을 통한 안도감을 줄 수 있도록 테리토리 주민의 권리와 자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p> <p>한편 법안을 둘러싼 논쟁도 뜨거웠다. CLP 소속 백벤처 의원인 탄질 라만 박사는 자신의 당이 제출한 법안의 일부 조항이 의회 조사 보고서의 권고안과 어긋난다며 수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라만 박사는 지난해 10월 의회 조사 보고서를 직접 이끈 인물로, 이번 법안에 포함된 두 가지 조항에 문제를 제기했다.</p> <p>첫 번째는 VAD 접근 자격을 여명이 12개월 이하인 환자로 제한하는 조항이고, 두 번째는 의료 전문가가 먼저 VAD에 대해 환자에게 말을 꺼내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함구 조항(gag clause)'이다. 두 조항 모두 라만 박사가 이끈 의회 조사 보고서의 권고 내용에 반하는 것이다.</p> <p>그러나 라만 박사의 수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화요일 기준으로 수정안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의원은 6명에 불과했다. 야당 대표인 셀레나 우이보도 라만 박사와 유사한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이지만, 노동당 의원 중 몇 명이 이를 지지할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p> <p>법안이 이날 원안대로 통과되면, 노던 테리토리의 말기 환자들은 조만간 합법적으로 자발적 조력 사망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호주는 모든 주와 준주에서 VAD가 법적으로 허용되는 나라가 된다. 1997년 연방 정부의 개입으로 시작된 약 30년간의 공백이 마침내 마무리되는 셈이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