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요 미디어 그룹인 서던 크로스 미디어 그룹이 최대 200명의 직원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이번 감원은 텔레비전 광고 시장의 급격한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이번 주 안에 공식 통보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서던 크로스 미디어 그룹은 2026년 1월 세븐 웨스트 미디어와 서던 크로스 미디어가 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방송 텔레비전, 오디오, 신문 등 다양한 미디어 자산을 보유한 호주의 대표적인 미디어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합병 이후 TV 광고 시장의 악화가 이어지면서 경영 압박이 가중돼 왔다.
이번 감원을 주도하는 인물은 2026년 5월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로한 런드다. 런드 CEO는 야후7의 창립 CEO를 역임하고 세븐 웨스트 미디어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친 미디어 업계 베테랑으로, 취임 직후부터 비용 구조 재편을 핵심 과제로 내세워 왔다. 서던 크로스 미디어 이사회는 2026년 6월 10일 회의를 열어 이번 감원 결정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감원 규모는 최대 200명에 달하며, 그 중 상당수는 세븐 웨스트 미디어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TV 뉴스룸 직원들이 이미 감원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런드 CEO는 이번 조치를 구조적 실패가 아닌 필요한 비용 재조정으로 규정하며, 업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이 비즈니스의 본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라디오 부문은 이미 앞서 상당한 비용 절감 과정을 거쳤으며, 이번에는 TV 부문이 그 차례라고 밝혔다.
이번 감원의 배경에는 TV 광고 시장의 가파른 하락세가 자리하고 있다. 2024~25 회계연도 전체 TV 광고 지출은 전년 대비 7.6% 감소했으며, 2026년 4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5%나 급감하며 다년간의 침체가 더욱 심화됐다. 이러한 광고 수익 감소는 회사의 시가총액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합병 당시 약 4억 2,000만 달러였던 시가총액은 현재 약 2억 8,700만 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런드 CEO는 취임 이후 조직 구조를 TV, 라디오, 출판 등 각 사업 부문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린(lean)'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그는 미디어 업계 행사에서 "TV, 라디오, 출판은 서로 매우 다른 사업"이라며 각 부문의 자립성을 강조했다. 또한 비용 절감 과정에서 중복 기능과 비효율을 제거하되, 시청자와 광고주에게 제공하는 콘텐츠 품질은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감원은 서던 크로스 미디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나인 엔터테인먼트 역시 최근 TV 뉴스 부문에서 감원을 단행하는 등 호주 방송 미디어 업계 전반이 광고 시장 위축과 디지털 플랫폼의 부상이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해 있다. 전통적인 지상파 TV 광고 시장은 스트리밍 서비스와 디지털 광고 플랫폼의 성장으로 수년째 수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대규모 감원이 공식화될 경우, 서던 크로스 미디어 그룹은 호주 고용법상 상당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공정근로법(Fair Work Act)에 따르면 고용주는 주요 변경 사항이 결정되는 즉시 영향을 받는 직원들에게 변경 내용과 예상 영향을 명확히 고지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며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이번 구조조정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그리고 호주 미디어 업계의 지형이 어떻게 재편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