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축구 국가대표팀 소커루스가 2026 FIFA 월드컵 D조 첫 경기에서 튀르키예를 2-0으로 완파하며 20년 만의 개막전 승리를 달성했다. 경기는 캐나다 밴쿠버의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현지 시각 6월 14일 열렸으며, 소커루스는 전문가들의 낮은 기대를 뒤엎고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선제골은 전반 27분에 터졌다. 네스토리 이란쿤다가 빠른 역습 상황에서 튀르키예 수비 세 명을 제치고 낮고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워트퍼드 소속의 이란쿤다는 이 골로 호주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20세 125일)로 이름을 올렸으며, 존 알로이시, 팀 케이힐, 크레이그 굿윈에 이어 월드컵 데뷔전에서 골을 넣은 네 번째 호주 선수가 됐다. 이란쿤다는 골 세리머니로 코너 깃발을 주먹으로 치는 동작을 선보였는데, 이는 호주 축구 레전드 팀 케이힐에 대한 헌정이었다.
한편 튀르키예는 전반 내내 볼 점유율을 높이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소커루스의 조직적인 수비 앞에 번번이 막혔다. 특히 골키퍼 패트릭 비치가 이날 경기의 숨은 영웅으로 활약했다. 비치는 경기 내내 8차례의 선방을 기록하며 무실점을 지켜냈는데, 이는 호주 월드컵 역사상 한 경기 최다 선방 기록이다. 또한 2002년 브라질전에서 튀르키예 골키퍼 뤼스튀 레체베르가 9차례 선방한 이후 월드컵 데뷔전에서 가장 많은 선방을 기록한 골키퍼로도 이름을 남겼다.
비치의 선발 출전 자체가 이날 경기의 큰 화제였다. 토니 포포비치 감독은 경험 많은 주장 매튜 라이언 대신 22세의 비치를 선발로 내세우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겨우 세 번째 국가대표 경기를 치른 비치는 이 선택에 완벽하게 부응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전에도 튀르키예의 공세는 계속됐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아르다 귈레르는 이날 경기에서만 8차례 슈팅을 시도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비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유벤투스 소속의 케난 이을디즈도 후반 교체 투입돼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튀르키예는 이날 총 30차례 슈팅을 기록했는데, 이는 2006년 잉글랜드전 포르투갈(31회) 이후 월드컵에서 무득점으로 끝난 팀 중 가장 많은 슈팅 수다.
결정적인 쐐기골은 후반 75분에 터졌다. 튀르키예가 점차 압박을 높이며 동점 분위기를 만들어가던 순간, 소커루스는 다시 한번 역습으로 응수했다. 코너 메트칼프가 빠른 역습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고,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막판에는 해리 사우타르가 여러 차례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튀르키예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이번 승리는 호주가 일곱 번의 월드컵 본선 출전 중 개막전에서 거둔 두 번째 승리다. 첫 번째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일본을 꺾었을 때였다. 소커루스는 이번이 여섯 번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자 통산 일곱 번째 본선 무대다. 반면 튀르키예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다섯 번의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가 코소보와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24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첫 경기에서 쓴맛을 봤다.
이번 결과로 D조 순위는 미국이 골득실에서 앞서 1위를 차지하고, 호주가 2위에 올랐다. 튀르키예는 3위, 파라과이는 4위다. 소커루스의 다음 경기는 한국 시간 기준 6월 20일 오전 미국과의 맞대결로, 시애틀에서 열린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호주는 D조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 이어 6월 26일에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산타클라라에서 파라과이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