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일, 새 회계연도의 시작과 함께 호주 전역에서 임금, 세금, 슈퍼애뉴에이션, 육아휴직, 전기요금, 슈퍼마켓 가격 규제 등 수십 가지 제도 변경이 일제히 시행됐다. 수백만 명의 근로자와 가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번 변경은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추진해온 생활비 경감 및 노동 환경 개선 정책의 일환이다.
■ 최저임금 4.75% 인상
공정근로위원회(Fair Work Commission)는 이달 초 최저임금 및 어워드 임금을 4.75%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 최저임금은 시간당 26.44달러, 주 38시간 기준 주급 1,004.90달러(세전)로 올랐다. 이번 인상은 7월 1일 이후 첫 번째 급여 지급일부터 적용되며, 현대 어워드 적용을 받는 약 280만 명의 근로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소득세율 인하 및 즉시 세금 공제 확대
세금 부문에서도 큰 변화가 생겼다. 과세 소득 1만 8,201달러에서 4만 5,000달러 구간에 적용되는 세율이 기존 16%에서 15%로 낮아졌다. 연방정부는 이 변경으로 해당 구간 납세자들이 2024~25년도 세금 설정 대비 연간 최대 268달러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26~27 회계연도부터는 업무 관련 비용에 대한 즉시 세금 공제 한도가 기존 300달러에서 1,000달러로 대폭 확대됐다. 이 공제는 영수증 없이도 적용 가능하며, 약 620만 명의 근로자가 평균 205달러의 세금 절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 이 공제는 2025~26년도 세금 신고에는 적용되지 않고 2026~27년도부터 유효하다.
■ 페이데이 슈퍼 도입…분기납에서 급여일 납부로 전환
이번 회계연도 변경 중 고용주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제도는 '페이데이 슈퍼(Payday Super)'의 도입이다. 기존에는 고용주가 슈퍼애뉴에이션 기여금을 분기별로 납부하면 됐지만, 7월 1일부터는 급여를 지급하는 날과 동시에 슈퍼를 납부해야 한다. 기여금은 급여일로부터 7영업일 이내에 직원의 슈퍼 펀드에 도달해야 한다. 이 변경은 미납 슈퍼를 줄이고 근로자들이 자신의 은퇴 저축을 더 쉽게 추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슈퍼가 더 일찍 투자되어 장기적으로 복리 효과가 커지는 이점도 있다. 한편, 소규모 사업주들이 무료로 이용해온 호주국세청(ATO)의 소규모 사업체 슈퍼 청산소(Small Business Superannuation Clearing House)도 7월 1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던 고용주들은 대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슈퍼 기여 한도도 함께 상향됐다. 세전 기여(concessional contribution) 한도는 기존 3만 달러에서 3만 2,500달러로, 세후 기여(non-concessional contribution) 한도는 12만 달러에서 13만 달러로 각각 인상됐다.
■ 유급 육아휴직 26주로 확대…파트너 예약 일수도 증가
7월 1일 이후 출생하거나 입양된 자녀를 둔 가정은 확대된 정부 지원 유급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다. 유급 육아휴직 기간이 기존 120일(24주)에서 130일(26주)로 늘어났으며, 파트너에게 예약된 일수도 15일에서 20일로 증가했다. 한부모 가정은 130일 전체를 사용할 수 있다. 이번 확대는 2024년 20주에서 22주로 시작된 단계적 확대의 마지막 단계로, 육아 책임의 분담을 장려하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아울러 2025년 7월 1일 이후 출생하거나 입양된 자녀를 둔 부모가 정부 지원 유급 육아휴직을 받는 경우, ATO가 해당 급여에 대해 12%의 슈퍼애뉴에이션 기여금을 납부한다. 이 기여금은 해당 회계연도가 끝난 후 자동으로 수령자의 슈퍼 펀드에 직접 입금된다. 이는 육아 기간 중 경력 단절로 인해 여성의 슈퍼 잔액이 남성보다 낮아지는 구조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 슈퍼마켓 과도한 가격 책정 금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7월 1일부터 콜스(Coles)와 울워스(Woolworths) 등 연간 매출 3,000만 달러 이상의 대형 슈퍼마켓에 대해 과도한 가격 책정을 금지하는 새 법률이 시행됐다.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가 이 규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며, 이는 유럽연합의 유사 규정을 참고해 도입된 것이다.
■ 전기요금 인하 및 무료 전기 제도 도입
전기요금 부문에서도 변화가 있다. 호주에너지규제기관(AER)이 발표한 2026~27 회계연도 기본 시장 제안(Default Market Offer)에 따라 NSW와 남동부 퀸즐랜드 지역의 전기요금이 최대 7.2% 인하됐다. 다만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는 예외적으로 1.4% 인상됐다.
또한 NSW,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 퀸즐랜드의 적격 가구는 연방정부의 '솔라 셰어러 오퍼(Solar Sharer Offer)'를 통해 하루 3시간의 무료 전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붕형 태양광 패널이 없어도 신청 가능하지만, 스마트 미터를 보유하고 참여 소매업체를 통해 등록해야 한다.
■ 센터링크 지급액 및 기타 변경
정기 물가 연동 조정에 따라 가족세금혜택(Family Tax Benefit) A·B의 최대 지급액이 인상됐으며, 노령연금과 장애지원연금 등 각종 복지 지급금의 소득 및 자산 기준도 변경됐다. 이 밖에도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 방지(AML/CTF) 법률이 더 많은 업종으로 확대 적용되는 등 기업 환경에도 다양한 변화가 동시에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