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일부터 호주 정부의 생활비 경감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소득세 인하, 유급 육아휴직 확대, 슈퍼마켓 가격 폭리 금지에 이어 10월에는 카드 수수료 부과까지 전면 금지되는 등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 잇따라 발효된다.
가장 직접적인 혜택은 소득세 인하다. 7월 1일부터 연간 과세소득 1만 8,201달러에서 4만 5,000달러 구간에 적용되는 세율이 기존 16%에서 15%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모든 납세자는 2024~25년 세율 기준 대비 최대 268달러의 세금을 덜 내게 된다. 평균 소득(약 8만 1,245달러) 근로자의 경우 2026~27 회계연도에 최대 1,978달러의 세금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세율 인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27년 7월 1일부터는 같은 구간 세율이 14%로 추가 인하되며, 이 시점부터는 연간 최대 536달러의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2026~27 회계연도부터는 1,000달러 즉시 세금 공제 제도도 도입된다. 근로자들은 영수증 없이도 근로 관련 비용으로 1,000달러를 과세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어 세금 신고 절차가 간소화된다. 약 620만 명의 근로자, 즉 전체 납세자의 42%가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평균 절감액은 205달러 수준이다.
유급 육아휴직도 7월 1일부터 대폭 확대된다. 기존 120일에서 130일로 늘어나 사실상 6개월에 해당하는 유급 육아휴직이 보장된다. 가족이 상황에 맞게 나눠 사용할 수 있으며, 이 중 20일은 다른 한쪽 부모를 위해 별도로 배정돼 원칙적으로 주 양육자에게 이전할 수 없다. 유급 육아휴직 일당은 2026~27 회계연도 기준 200.98달러로 책정됐다. 한편 2025년 7월 1일 이후 출생하거나 입양된 자녀를 둔 부모는 정부 지원 유급 육아휴직에 대해 12%의 슈퍼애뉴에이션 기여금도 받을 수 있다. 이 기여금은 호주 국세청(ATO)이 해당 회계연도 종료 후 자동으로 슈퍼펀드에 납입한다.
슈퍼마켓 가격 폭리 규제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연간 매출 300억 달러 이상의 대형 유통업체는 공급 원가에 합리적인 마진을 더한 수준을 초과하는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 규정은 식품·식료품 코드(Food and Grocery Code)에 명문화돼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유류 가격 폭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앞서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 유류세 절반 인하 조치는 리터당 26.3센트의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왔으며,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가 인하분이 실제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지 모니터링해 왔다.
10월 1일부터는 카드 결제 수수료 부과가 전면 금지된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지난 3월 31일 비자, 마스터카드, EFTPOS 등 주요 카드 결제에 대한 수수료 부과를 2026년 10월 1일부터 금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카페, 슈퍼마켓, 온라인 쇼핑, 항공권 예매 등 일상적인 거래에서 소비자가 부담하던 카드 수수료가 사라진다. RBA는 현금 사용 비율이 전체 대면 거래의 13% 미만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금지 이유로 들었다. 이번 조치로 소비자들이 연간 절감하는 수수료 총액은 약 1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수수료를 직접 부과하지 못하게 된 사업자들이 상품 가격에 비용을 반영할 가능성도 있어,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울러 RBA는 국내 소비자 신용카드에 대한 인터체인지 수수료 상한을 기존 0.8%에서 0.3%로 낮추고, 직불카드 수수료 상한도 0.2%에서 0.16%로 인하한다. 해외 카드에 대한 수수료 상한은 2027년 4월 1일부터 1%로 적용될 예정이다. RBA는 모바일 지갑, 선구매 후결제(BNPL) 서비스 등 이번 검토에 포함되지 않은 결제 수단에 대해서는 2026년 중반부터 별도의 공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