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공정근로위원회(Fair Work Commission)가 2026 연간 임금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최저임금을 4.75% 인상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결정은 2026년 6월 2일 오전 10시(AEST)에 공식 발표됐으며, 새 임금은 오는 7월 1일 이후 첫 번째 완전한 급여 기간부터 적용된다.
새로운 국가 최저임금(National Minimum Wage)은 시간당 26.44달러, 주당 1,004.90달러로 책정됐다. 이는 현행 시간당 24.95달러, 주 38시간 기준 주당 948달러에서 약 6%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다만 이 국가 최저임금은 어워드(award)나 기업협약(enterprise agreement)의 적용을 받지 않는 근로자에게 해당되며, 실제 적용 범위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어워드 적용 근로자의 경우 대부분 4.75% 인상이 적용된다.
어워드 최저임금 기준으로는 지속 고용에 적용되는 최저 등급이 주당 1,004.90달러(시간당 26.44달러) 이상이어야 하며, 입사 후 6개월 이하의 신입 직급에는 주당 978.10달러(시간당 25.74달러) 이상이 적용된다. 특히 최저 임금 수준에 있는 어워드 근로자 약 10만 명에게는 더 높은 인상률이 적용돼 주당 1,004.90달러로 임금이 올라간다.
이번 인상으로 혜택을 받는 근로자는 전국적으로 약 28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전체 호주 근로자의 약 21%를 차지하며, 여성 비율이 높고 파트타임 또는 캐주얼 형태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숙박·음식 서비스업, 소매업, 행정·지원 서비스업, 의료·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네 개 주요 산업에 집중돼 있다.
공정근로위원회는 이번 결정이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 내려졌다고 밝혔다. 중동 분쟁과 예상을 웃도는 인플레이션 등 여러 경제적 불확실성이 심사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위원회 의장 Adam Hatcher는 지난해 결정이 실질 임금 격차를 좁혔지만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고 언급하며, 현재 중앙은행이 2026년 6월까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4.8%로 전망하고 있어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려면 5%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4.75% 인상은 4월 기준 물가상승률 4.2%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도 인정했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호주노동조합협의회(ACTU)는 당초 5% 인상을 요구했다가 이후 6% 인상을 촉구했으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4.75%가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ACTU 사무총장 Sally McManus는 수백만 명의 근로자에게 연간 임금 심사가 물가 상승을 따라잡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우려를 표명했다. 호주상공회의소(ACCI) 정책 책임자 David Alexander는 이번 인상이 일부 사업체에는 "한계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임금 인상은 기업의 성과와 연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협의회(COSBOA)도 인플레이션 수준을 초과하는 인상은 소규모 고용주에게 부담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번 결정을 지지했다. 짐 찰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은 4월 물가상승률 4.2%와 2026~27 회계연도 예산 전망치 2.5%를 기준으로 볼 때 이번 인상이 실질 임금 인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결정이 지속 가능하며 다양한 경제적 요소를 충분히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기업협약 적용 근로자의 경우에도 이번 인상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업협약의 기본 임금은 해당 어워드의 기본 임금보다 낮을 수 없기 때문에, 협약 임금이 새로운 어워드 최저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조정된다. 새 임금은 2026년 7월 1일 이후 첫 번째 완전한 급여 기간 시작일부터 적용되므로, 근로자들은 7월 급여명세서를 통해 인상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신이 어떤 어워드나 협약의 적용을 받는지 확인하려면 공정근로 옴부즈만(Fair Work Ombudsman) 웹사이트의 급여 및 조건 조회 도구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