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상원, 성별 선택 낙태 금지 법안 표결…보건부 장관 "증거 없다" 반대 | 호주나라
NSW 상원, 성별 선택 낙태 금지 법안 표결…보건부 장관 "증거 없다" 반대
28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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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W 상원(입법위원회)에서 성별을 이유로 한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6월 3일 표결에 부쳐졌다. 자유당(Libertarian Party) 소속 존 러딕 상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낙태법 개혁 개정(성별 선택 금지) 법안 2025'로, NSW에서 태아의 성별을 이유로 한 임신 중절을 불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강력한 처벌 조항이다. 성별 선택을 목적으로 한 낙태를 주선하거나 허용·시행·보조한 모든 사람에게 최대 2만2천 달러(약 200 페널티 유닛)의 벌금 또는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다. 특히 의료인이 이를 위반할 경우 직업적 위법 행위로 간주되며, 향후 모든 임신 중절 시술을 금지당할 수 있다. 또한 성별 선택 낙태에 대해서는 의료인 배상 책임 보험도 무효화된다. 단, 임신한 당사자 본인에게는 형사 처벌이 적용되지 않는다.
법안의 근거로는 에디스 코완 대학교(Edith Cowan University)와 커틴 대학교(Curtin University)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한 동료 심사 연구가 제시됐다. 이 연구는 1994년부터 2015년까지 NSW와 서호주의 출생 성비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아들 선호 문화가 강한 국가 출신 이민자 집단, 특히 인도와 중국 출신 어머니들 사이에서 남아 출생 비율이 생물학적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패턴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러딕 의원은 이 연구를 인용하며 성별 선택 낙태가 "놀라운 규모"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NSW 보건부 장관 라이언 파크는 ABC 라디오 시드니에 출연해 "NSW에서 성별 선택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히며 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한 "낙태를 다시 형사 처벌 대상으로 되돌리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NSW는 2019년 낙태를 비범죄화한 바 있으며,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NSW 낙태법에 제한이 가해지는 사례가 된다.
그린스 소속 아만다 콘 상원의원은 이 법안을 "낙태를 점진적으로 재범죄화하려는 얄팍한 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법안에 규정된 처벌이 지나치게 가혹하고 위반 행위의 정의가 모호해, 의료인들이 불확실성과 위험 부담으로 인해 낙태 서비스 제공 자체를 중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성별 선택 낙태 금지법이 유색인종 여성에 대한 낙인과 인종 프로파일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인권법률센터(Human Rights Law Centre) 역시 이러한 금지법이 "여성의 건강에 해롭고 차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법안 지지 측은 표결 전날인 6월 2일 저녁 NSW 의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시드니 각지에서 모인 낙태 반대 활동가들이 참여했으며, 연방 원내이션 의원 바나비 조이스도 연사로 나섰다. 프로라이프 의료 전문가 호주(PHPA) 회장이자 신생아과 전문의인 멜리사 라이 박사는 성별 선택 낙태를 "젠더사이드(gendercide)"라고 규정하며 법안 지지를 촉구했다. 법안에는 여성포럼 호주, 호주 기독교 로비, 가족우선당, 시드니 가톨릭 대주교 앤서니 피셔 등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집행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성별 선택 낙태 금지법은 임신 중절의 이유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집행이 복잡하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러딕 의원은 집행 방식으로 임상 보고 절차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과거 NSW 보건부의 임신 중절 신고 양식에 성별 선택 여부를 묻는 항목이 있었다며, 이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NSW 보건부의 2020년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0년 1만5천973건의 임신 중절 중 13건이 "성별 선택만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기록됐다.
표결에서 노동당과 연립 정당은 양심 투표를 허용했으며, 그린스는 당론으로 반대표를 던졌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경우 하원에서도 추가 지지를 얻어야 최종 법률로 확정된다. 이번 법안은 낙태권을 둘러싼 호주 전역의 논쟁이 다시 불붙는 가운데 제출된 것으로, 퀸즐랜드와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유사한 낙태 관련 입법 움직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