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통계청(ABS)이 발표한 2026년 1분기(1~3월) 선별 생활비 지수(Selected Living Cost Indexes, SLCIs)에 따르면, 모든 가구 유형에서 생활비가 전 분기 대비 1.1%에서 2.5% 사이로 상승했다. 이는 2025년 12월 분기의 소폭 상승에서 크게 확대된 수치다.
가구 유형별로 살펴보면, 정부 지원금을 주 소득원으로 하는 노령연금 수급 가구, 기타 정부 이전소득 수급 가구, 연금·복지 수급 가구(Pensioner and Beneficiary)가 모두 2.5%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연금·복지 수급 가구의 분기 상승폭은 해당 지수 집계가 시작된 2007년 6월 이후 최대치이며, 노령연금 수급 가구와 기타 정부 이전소득 수급 가구의 경우에도 2000년 9월 분기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자기 자금으로 은퇴 생활을 하는 자립 은퇴 가구(Self-funded retiree)는 모든 가구 유형 중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임금·급여를 주 소득원으로 하는 근로자 가구는 1.4% 상승해 중간 수준에 머물렀으며, 이는 직전 분기의 0.2% 상승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이번 분기 생활비 상승을 이끈 주요 항목은 주거비, 의료비, 교통비였다. 주거비의 경우, 연방 정부의 에너지 요금 지원 기금(Commonwealth Energy Bill Relief Fund) 환급 혜택이 소진되면서 전기요금이 전 가구 유형에 걸쳐 일제히 올랐다. 정부 지원금 수급 가구는 전기요금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청구 금액 자체가 적어 환급 혜택 소진의 영향이 비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
의료비 측면에서는 의원·병원 서비스 비용이 모든 가구 유형에서 상승했다. 의약품 비용도 대부분의 가구에서 올랐는데, 이는 매년 1월 1일 메디케어 안전망(Medicare Safety Net)과 약품급여제도(PBS) 안전망 기준액이 초기화되면서 발생하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노령연금 수급 가구와 기타 정부 이전소득 수급 가구는 PBS 의약품에 대해 할인 가격을 적용받지만, 안전망 기준액 초기화로 인해 이번 분기에 더 큰 폭의 의약품 비용 상승을 경험했다. 한편, 비할인 가격을 적용받는 근로자 가구는 1월 1일부터 일반 환자 본인 부담금이 인하되면서 의약품 비용이 오히려 하락했다.
교통비는 모든 가구 유형에서 상승했으며, 자동차 연료비가 주된 원인이었다. 중동 분쟁의 영향으로 3월에 연료 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1월과 2월에는 소폭 하락세를 보여 분기 전체로는 약 5.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로자 가구의 경우, 주거비 상승에 모기지 이자 비용이 추가로 영향을 미쳤다. 모기지 이자 비용은 이번 분기에 1.5% 올랐는데, 이는 직전 분기의 2.8% 하락에서 반전된 것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이 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모든 은행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 인상분을 전액 반영한 결과다. 다만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친 RBA 금리 인상 효과의 대부분은 시기적 특성상 2026년 6월 분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6년 3월까지 12개월 동안 모든 생활비 지수가 2.6%에서 5.2% 사이로 상승했다. 이는 2025년 12월까지의 연간 상승폭인 2.3~4.2%보다 확대된 수치다. 정부 지원금 수급 가구는 근로자 가구 및 자립 은퇴 가구보다 더 큰 연간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전기요금·임대료·담배 가격의 강한 연간 상승세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자립 은퇴 가구의 연간 상승률은 3.8%로, 레크리에이션·문화 항목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전기요금·임대료·담배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낮은 연간 상승폭을 보였다. 근로자 가구는 연간 기준으로 2.6%의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출 비중이 높은 모기지 이자 비용이 지난 12개월간 6.3% 하락한 덕분이다.
식료품 및 비알코올 음료, 보험 및 금융 서비스도 이번 분기 생활비 상승에 기여한 반면, 레크리에이션·문화 항목은 생활비 상승을 일부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